쿠팡·마켓컬리, 오픈마켓 사업 눈독들이는 이유는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직매입 기반으로 급성장한 쿠팡과 마켓컬리가 '제2의 매출창구'로 오픈마켓을 정조준하고 있다. 별도의 물류 배송 인프라가 필요 없는 오픈마켓은 직접 상품을 구매해서 판매하는 직매입보다 매출을 확대하고, 상품 구색을 늘리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지난달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통신판매중개업 등 4개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추가된 사업 목적은 △통신판매중개업 △상품권의 발행 및 제작 판매 △물류 컨설팅 및 물류 관련 서비스업 △인터넷 광고 및 기타 관련 광고업이다.

이 중 통신판매중개업과 인터넷 광고 및 기타 관련 광고업은 '오픈마켓' 사업과 관련이 있다. 오픈마켓이란 통신판매중개업자가 판매자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사업이다. 통신판매중개업자는 고객과 연결해준 대가로 판매자에게 일정 수수료를 지급 받는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옥션, 11번가, 위메프 등도 통신판매중개업자에 속한다.

광고업은 판매 촉진을 위한 광고 사업을 위한 것이다. 자사 홈페이지에서 검색 시 광고를 구매한 판매자의 상품이 상단에 노출되는 검색 광고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오픈마켓을 염두에 두고 통신판매중개업을 추가했다"며 "당장 오픈마켓으로 사업을 확장하진 않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마켓플레이스'라는 이름으로 오픈마켓에 진출한 쿠팡도 올들어 본격적으로 오픈마켓 사업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마켓플레이스 론칭 3년 만에 판매자 모집을 위해 첫 설명회를 개최했다. 또 최근에는 쿠팡에서 여러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판매자의 상품을 한데 모아 보여주는 개인 온라인쇼핑몰 '스토어' 서비스도 선보였다.

쿠팡과 컬리가 오픈마켓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큰 투자 없이도 매출과 상품 구색을 빠르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직매입은 판매 주체가 자사이기 때문에 상품 재고관리부터 물류배송까지 직접 관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직매입 매출을 확 늘리려면 물류 창고와 배송 차량, 인력 등 별도의 인프라 투자가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오픈마켓은 판매 주체가 개별 판매자다. 재고관리와 물류배송 역시 판매자가 책임진다. 통신판매중개업자는 판매자와 고객만 연결해주는 플랫폼만 제공하면 된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고객들을 유인하려면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하고, 반응을 살펴야 하는데 재고 부담을 고스란히 져야 하는 직매입 구조에서는 시도하기 쉽지 않다"며 "오픈마켓이 직매입을 보완할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쿠팡과 마켓컬리의 적자 대부분은 '로켓배송'과 '새벽배송' 등 직매입 기반의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오픈마켓은 이 같은 배송 문제에서 자유롭다. 판매 수수료를 취득하고, 판매자 광고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오픈마켓 간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면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는 있지만, 비용 관리 측면에서는 확실히 직매입보다 오픈마켓이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