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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vs 약사… '치매약' 재평가, 자존심 싸움

머니투데이
  • 민승기 기자
  • 2019.11.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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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약 “효과 미비…미국선 건기식”…의료계 “치매환자 치료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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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예방약으로 처방되고 있는 인지장애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둘러싼 효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 약사단체가 “치매치료 효과가 없는 콜린알포세레이트에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한다”며 지적하고 있어서다.

치매환자를 치료하는 일선 의사들은 “치매치료에 콜린알포세레이트가 도움을 준다”며 강하게 맞서면서 의사와 약사간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치매 환자 4명 중 1명에 처방되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약사계 “근거 없어”


콜린알포세레이트 효과 논란은 약사계 단체가 문제를 제기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는 2년 전 "콜린알포세레이트는 미국에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으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라며 "보건복지부에서도 임상적 유용성이 높지 않다고 밝힌 바 있지만 한해 2000억이 넘는 국내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인지장애 개선제로 나이가 들어 기억력 감퇴, 무기력, 어눌함을 느끼는 환자들에게 쓰이도록 허가됐다. 하지만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치매환자 치료제나 치매예방제로 많이 쓰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알츠하이머성 치매환자들에게 처방된 수는 최근 5년간 151만5000여건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알츠하이머 치매환자 40만9000명 중 10만8000명에게 처방됐다. 알츠하이머 치매환자 4명 중 1명(26.3%)이 이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건약은 “콜린알포세레이트는 허가사항을 입증할 문헌, 임상자료가 거의 전무한 상태”라며 “제약사가 제출한 임상자료는 공인된 임상시험이라고 보기에도 민망할 만큼 허접한 자료”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으로 팔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올해에도 콜린알포세레이트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건약은 지난 8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직무유기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잇따른 효과 논란에도 합리적인 급여기준을 설정하지 않아 건강보험 재정이 낭비됐다는 이유에서다.

건약은 “올해 2월 미국 FDA는 인지능력 개선 효과가 있다고 콜린알포세레이트를 광고한 회사에 잘못된 정보로 환자를 호도했다는 이유로 제제 조치를 취했다”며 "미국에서 제제 받은 광고 내용이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급여 사항으로 버젓이 존재하는 황당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발끈한 의료계…“치매 치료에 도움”


의료계는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퇴출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치매환자에게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처방하고 있고, 이로 인해 인지기능 유지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최호진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일부 약사단체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 효과에 대해 계속 지적하는데, 강력하진 않지만 분명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근거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주장대로라면 의사들은 약효도 없는 약을 환자들에게 무작정 처방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며 “이는 치매 환자 치료 최전선에 있는 의사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치매라는 분야는 아직 현대 의학으로도 극복하지 못한 분야”라며 “그만큼 눈에 보이는 지표가 뚜렷하지 않아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치매에 대한 이해도 없이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신경과 교수는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급여에서 퇴출되면 환자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치매 치료에 마땅한 약이 없는 상황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몇 안되는 무기"라며 "이 약이 건강기능식품으로 바뀌면 환자들은 비싸게 약국에서 약을 사먹어야 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지속 여부는 보건복지부에 달렸다. 복지부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의약품에 대해 종합적 재평가를 통해 급여 퇴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언급했다. 국회의원들이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에 관해 지적하자 박능후 장관이 이를 수용했다.

박 장관은 이때 "복지부·심평원·식약처가 함께 약효·급여 적정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11월내 의약품 재평가 리스트를 작성하고, 내년 6월까지 콜린알포세레이트 재평가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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