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의 추락…'디스커버리'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아웃도어 업계가 위기라지만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을 운영하는 F&F (14,350원 ▼50 -0.35%)는 나홀로 실적 고공행진 중이다. 다른 업체들이 한겨울 패딩으로 한철 장사에 의존하는 반면 F&F는 모자부터 신발까지 전 제품군으로 사계절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와 소통해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F&F는 3분기 2165억원의 매출과 3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4.9%, 89.3% 늘었다. 1~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807억원, 8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8.1%, 47.5% 증가했다.

LF가 15년 만에 '라푸마' 사업을 접은 데다 몇몇 업체는 매각설이 돌 정도로 아웃도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F&F는 고속 성장해 비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2012년 뒤늦게 등장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2017년 '롱패딩 대박'을 기점으로 시장을 제패했다.

그 후에도 입지가 줄지 않은 첫 번째 비결은 '탈(脫) 패딩'이다. 패딩 대박에 안주하지 않은 것이다. 올해 1월 첫선을 보인 어글리슈즈 '버킷 시리즈'는 패딩을 잇는 대박 아이템으로 올라섰다. 현재까지 17만족 판매되며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 가을·겨울 대세 아이템 플리스 '부클 테크 후리스'는 지난 8월 출시 후 3주 만에 온라인에서 동났고 현재까지 10만장 이상 팔려나갔다.

'탈(脫) 패딩'은 두 가지 면에서 탄탄한 실적을 뒷받침했다. 제품군이 고르게 분산돼 다양한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고 성수기, 비수기의 구분이 사라진 것이다.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가 패딩 한 품목으로 겨울 한철에 올인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 A사의 경우 연간 매출에서 패딩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나 된다.


두 번째 비결은 '탈(脫) 4050'이다. 통상적인 아웃도어 타깃 연령을 염두에 두지 않고 소비 주축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를 정면으로 겨냥했고, 통했다. 1020세대가 선호하는 무신사에서 소비자를 만나고 브랜드 모델 공유뿐만 아니라 에이프릴 나은, 김혜윤 등 요즘 뜨는 스타로 마케팅 승부수를 띄웠다.

결국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아웃도어 브랜드지만 '탈(脫) 아웃도어'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리스, 신발 등으로의 아이템 확장이 원만하게 진행 중이어서 매년 한 자리 수, 혹은 두 자리 수의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F&F의 또 다른 효자 브랜드 'MLB' 역시 모자로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데 이어 어글리 슈즈, 플리스로도 대박 행진 중이다. MLB는 '티몰'에 입점하자마자 관련 카테고리 13위 브랜드로 올라서는 등 중국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픽시버G 튜브 다운' 화보컷/사진제공=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