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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청년 꿈 짓밟는 '그들만의 채용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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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상 기자
  • 2019.11.0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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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지원자가 채용 공고를 보고, 시험 준비를 하는데 그럼 그런 게 왜 필요합니까"

지난달 30일 열린 하나은행 채용비리 사건 재판에서 검사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채용 공고대로만 모두 뽑는 것은 아니다"는 하나은행 측 발언 이후였다.

이날 법정에 선 인물은 하나은행 채용비리가 일어난 2016년 인사부장 강모씨. 그는 윗선의 지시를 받아 소위 '추천리스트'를 관리하며 합격선에 못 미치는 지원자를 추가로 뽑거나 공고에 없던 새로운 전형을 만드는 등 채용비리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크게 기준을 위배하지 않고 세부 내용만 조정했다"며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절차였다"고 담담하게 말할 뿐이었다.

증언을 듣다 보니 아직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여러 친구가 떠올랐다. '취업이 너무 안 돼서 힘들다'며 20대 후반을 스트레스로 보내는 취업준비생들이다.

과연 이들 앞에서도 강씨가 이날처럼 '추천리스트'가 관행이었다는 이야기를 당당하게 할 수 있을까. 누군가 단 한 번의 기회로 당락이 결정되는 사이 다른 누군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두 번, 세 번의 기회를 얻고 있었다는 불편한 진실을 말이다.

요즘 청년들이 분노하는 주된 이유는 '한국 사회가 공정하다'는 믿음을 잃었다는 박탈감 탓이다.

비슷한 채용비리 혐의로 이석채 전 KT 회장에게 유죄를 선고한 재판부가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를 기대한 수많은 지원자에게 깊은 배신감을 안겨줬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문제가 여론을 달군 이유를 이해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언제까지 구태의연한 '그들만의 리그'를 반복할 텐가. 일상에서의 불공정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이 사회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내세울 것 없는 이들도 스스로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기자수첩]청년 꿈 짓밟는 '그들만의 채용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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