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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제발 일 좀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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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익태 증권부장
  • 2019.11.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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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과 자본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나 성장을 말할 때 ‘라이선스’를 빼놓을 수 없다. 증권거래세 인하처럼 세제를 통해 투자 관련 비용을 줄여주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라이선스를 내주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더욱 중요하다.

증권사 라이선스를 엄격하게 제한했던 금융당국은 1999년~2000년 벽을 허물었다. 국내 자본시장에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안착시킨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를 통해 시장에 진입, 단기간 내 대형 증권사로 성장해 대표적인 금융혁신 사례가 됐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키움증권도 그런 경우다. 이후 중·소형사들이 잇따라 생겼다.

2010년에는 자본금 규제 등을 완화하며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를 허용했다. 자산운용사로의 전환이 막혀 있던 투자자문사들이 대거 운용사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들어와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했다. 사모펀드 시장은 성공적으로 성장했다. 이후 자본시장 쪽에선 새로운 형태의 라이선스가 계속 발급됐다. 자산운용 측면에서 불완전판매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과거에 비해 한층 경쟁력 있게 성장했다. 인터넷 은행도 마찬가지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보험업이 대표적이다. 보험사가 많다고 진입 장벽을 막아버렸다. 그러다보니 기존 보험사들이 좀비가 됐다. 망하지도 못한다. GA(보험 독립대리점)만 커졌다. 보험사는 기형적이 됐다. 새로 보험업을 하고 싶어도 당국은 기존 보험사를 인수하라고 한다. 그런데 어느 누가 부실 덩어리를 인수할까. 보험 산업은 그렇게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경제가 역동성을 잃으니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고민도 늘고 있다.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오히려 돈은 은행에 몰리고 있다. 가계와 기업이 은행에 맡긴 예금이 사상 최대인 1472조원에 달한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낮은 금리에도 은행으로만 쏠리고 있다. 모험자본과 거리가 먼 은행 예금으로만 돈이 몰리면 정말 답이 나오질 않는다.

그런데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할 정치권은 정파 싸움에 빠져 되려 이를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상정된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이 내년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용정보법 개정은 흩어진 금융정보를 한데 모으는 ‘마이데이터’ 산업 등장에 필수적이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관련, 더 진일보한 대안이 될 수도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금융사 간 장벽과 기득권도 허물어져 무한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이 과정에 새로운 부가가치와 고용이 창출될 수 있다. 말 그대로 혁신이다.

핀테크 산업 육성은 말로 되는 게 아니다. 법이 바뀌어야 한다. 신용정보법 개정을 기다리고 있는 핀테크 업체, 시중은행, 스타트 업들은 속이 타들어 간다. 모험자본 육성을 위한 사모펀드 활성화 관련 법안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누가 투자에 나설까. ‘이것 하나 만은 밀어주자’ ‘이것 만은 꼭 시행하자’ 이런 게 전혀 없다. 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은 그걸 보고 베팅을 한다. 그런데 정부가 한다고 해놓고 국회로 넘어가 제대로 된 게 뭐가 있나. 성장이나 새로운 사업 기회는 결국 라이선스와 연결 될 수밖에 없는데, 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에 기반을 둔 회사인데, 그 기반이 약해지는 걸 누가 원하겠나. 같은 조건이라면 더 단단해져야지. 그러려면 뭘 해야 하나. 결국 글로벌과 이머징 시장 밖에 없는 건지,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한 숨 만 나온다. 뭘 해보고 싶어도 저러고들 있으니…” 한 증권사 대표의 한탄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요즘이다.

국회의원님들, 제발 싸움질만 하지 말고 남은 2개월 만이라도 생산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일 좀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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