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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세]명함 앱의 '변신'… 인맥 넘어 '이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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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진욱 기자
  • 2019.11.09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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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국민 명함 앱 '리멤버'… 수기로 시작해 '韓 링크드인' 도전 나서

[편집자주] '스타트업이 바꾼 세상'은 현대인의 삶을 뒤바꾼 스타트업 성공사례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사업 성과와 사회·경제·문화 등 다양한 관점에서 스타트업을 바라봅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생활과 관련 산업에 가져온 변화를 탐구합니다.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추구하는 그들의 청사진도 조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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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명함이 곧 네 얼굴이다. 명함 관리가 기자 생활을 좌우한다."

기자 초년생 시절 선배들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다. 명함을 주고받는 방식과 관리법은 선배마다 달랐지만, 모두가 손바닥만한 종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퇴근 전까지 명함 ○장 받아와라'는 지시로 명함의 중요성을 몸소 깨닫게 한 친절한(?) 선배도 있었다. 퇴근을 내건 명령에 반감이 들었지만, 취재원 명함을 빠르게 많이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IT와 결합한 명함… '명함 앱' 전성시대 열리다


LG전자의 '명함인식폰'(LG-KP3800).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의 '명함인식폰'(LG-KP3800). /사진제공=LG전자.
인맥의 시작점인 명함과 IT(정보기술) 융합은 꽤 오래 전 시작됐다. KTF는 2002년 전자명함을 제작해 휴대전화로 주고 받는 서비스를 내놨다. 종이 명함 없는 세상을 꿈꿨으나 대중화에 실패했다. LG전자가 2004년 출시한 싸이언 폴더폰(LG-KP3800)은 '명함인식폰' 타이틀을 내걸었다.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선제적으로 탑재, 카메라로 명함을 촬영하면 이름·연락처·회사·부서·직책 등 명함에 적힌 정보들을 휴대전화 주소록에 자동으로 저장했다. 이후에도 명함인식을 전면에 내세운 휴대전화가 여러 차례 출시됐다.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명함과 휴대전화가 완벽하게 결합했다. 명함 앱 대중화 시대가 열리자 수많은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한국에서 국민 명함 앱 지위를 차지한 서비스는 이름마저 명함 앱스러운 드라마앤컴퍼니의 '리멤버'다. 현재 리멤버 가입자는 300만명, 누적 처리 명함은 2억4000만장에 달한다.

리멤버 가입자 증가 추이. /사진제공=드라마앤컴퍼니.
리멤버 가입자 증가 추이. /사진제공=드라마앤컴퍼니.



후발주자 리멤버 '무료·정확·라이브' 승부수 던져


명함 앱 시장에서 리멤버는 후발 주자였다. 드라마앤컴퍼니는 리멤버에 앞서 웹페이지를 명함처럼 만들어 공유하는 앱 '프로필미'를 선보였으나 사용자 유치에 실패했다. 명함 앱 사업으로 전환해 리멤버를 출시한 시점은 2014년 1월. 국내·외 경쟁 앱들이 즐비한 상황이었다. 드라마앤컴퍼니가 리멤버 차별점으로 내세운 요소는 3가지다.

첫째, 무료 서비스다. 당시 명함 앱들은 무료·유료 버전을 동시 출시한 뒤, 무료 버전에 명함 개수 제한을 걸어 유료 앱 구매를 유도했다. 이와 달리 리멤버는 사용자 기반 확대를 위해 초창기부터 무료 서비스 정책을 펼쳤다. 사용자가 빠르게 늘자 부분 유료화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결과적으로 리멤버는 사용자들을 배신하지 않고, 무료 서비스를 이어나갔다.

/사진제공=드라마앤컴퍼니.
/사진제공=드라마앤컴퍼니.


둘째, 입력 정확도다. 리멤버 출시 당시만 해도 OCR 기술은 허점이 많았다. 명함 정보를 잘못 입력하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에 사용자가 입력 정보를 다시 확인해야 했다. 말이 자동입력이지 사용자 검토를 거쳐야 하는 미완성 기술이었던 것. 리멤버 역시 다른 명함 앱처럼 카메라로 명함을 촬영하는 방식은 같았다. 입력 방식은 달랐다. OCR 기술이 아닌 사람 타이피스트가 명함 사진을 보고 수기로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을 택했다. 스타트업에 어울리지 않은 노동집약적 해결책이란 조롱을 받았다. 사용자들은 반겼다. OCR 기술에 비해 입력 정확도가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드라마앤컴퍼니는 수기 혁신에 그치지 않았다. 자체 자동입력 시스템 '듀오'를 개발해 지속적으로 완성도를 개선했다. 듀오는 OCR과 리멤버만의 고유 기술을 융합한 시스템이다. 현재 듀오를 통한 명함 처리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셋째, 정보 갱신이다. 명함 정보가 자동 갱신되는 '라이브' 기능 역시 리멤버만의 장점이었다. 사용자가 자신의 명함 정보를 바꾸면 리멤버에서 명함을 보관 중인 이들에게 바뀐 정보가 제공된다. 회사를 옮기거나 부서가 바뀌면 지인들에게 일일이 연락해서 알려야 하는 불편이 사라졌다. 정보 갱신 알림을 계기로 사용자들이 소통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리멤버가 국민 앱으로 거듭난 성과에 힘입어 드라마앤컴퍼니는 2017년 말 네이버에 인수된다. 당시 인수 규모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400억~500억원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인수 이후에도 최재호 대표의 독립 운영 체제를 보장했다.

/사진제공=드라마앤컴퍼니.
/사진제공=드라마앤컴퍼니.



'韓 링크드인' 꿈꾸는 리멤버… '수익화' 본격 시도


리멤버의 다음 목표는 수익 창출이다. 그동안 리멤버는 마땅한 수익모델 없이 운영됐다. 무료 서비스를 유지한 데다 인앱 광고도 붙이지 않았다. 지난해 연간 순손실 48억원을 기록했다. 명함 100장당 2만원을 받던 스캔대행 서비스는 올 7월 접었다. 수익 창출보단 무료 이벤트로 신규 사용자 유치를 위한 수단이었다.

드라마앤컴퍼니는 올 7월 인재 검색 서비스 '리멤버 커리어'를 출시, 서비스 초기부터 공언한 '한국판 링크드인'으로 도약에 나섰다. 링크드인은 전 세계에서 4억명에 달하는 회원을 확보한 비즈니스 인맥 SNS(사회관계망서비스)다.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에 269억달러(당시 약 30조원)에 인수됐다.

리멤버 커리어 프로필. /사진=서진욱 기자.
리멤버 커리어 프로필. /사진=서진욱 기자.

드라마앤컴퍼니의 야심이 담긴 리멤버 커리어는 맞춤형 구인·구직 서비스다. 회사·직무·업종·직급 등 다양한 기준을 바탕으로 원하는 인재를 찾을 수 있다. 기업 인사 담당자가 채용을 원하는 인재에게 리멤버 커리어 웹사이트를 통해 메시지를 보내면, 잠재적 구직자는 리멤버 앱에서 채용 제안을 수신한다. 드라마앤컴퍼니는 리멤버에 노출하는 배너 형태의 채용광고로 수익을 창출한다. 광고주가 원하는 직무·업종·직급에 해당하는 사용자들에게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 시범 서비스 중인 리멤버 커리어는 이달 중 본격적인 유료화에 돌입한다. 프로필 등록자 40만명, 리크루터(채용 담당자) 계정 4000개를 돌파하며 빠르게 사업 기반을 넓혔다.

일각에서는 채용포털과 헤드헌팅 중심의 국내 채용 시장에서 리멤버만의 경쟁력이 뚜렷하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드라마앤컴퍼니가 내세운 차별점은 그동안 갖은 노력 끝에 확보한 인재 풀이다. 리멤버 사용자는 관리자급(과장~부장) 비중이 65%에 달한다. 리멤버 커리어 인재 풀의 80%는 국내 주요 채용포털에 등록되지 않은 이들이다. 관리자급 경력과 잠재적 구직자를 앞세워 리멤버 커리어만의 채용 시장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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