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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판]월급 300만원 '모병제' 전환이 말처럼 쉽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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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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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09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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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모병제를 총선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온라인 세상이 시끌시끌합니다. 포퓰리즘의 극치라는 비판적 의견부터 인구 감소라는 현실을 고려할 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긍정 입장까지 갑론을박이 거듭되고 있는데요.

사실 정치권에서 모병제 전환 얘기가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거센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공론화 단상에 오르지도 못하고 흐지부지 사라져버렸습니다.

병역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입니다. 비단 징병제냐 모병제냐에 대한 논란뿐 아니라 여성 복무와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도입 등 갖가지 사안이 첨예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현재 인구 감소와 고령화 추세로 볼 때 언젠가는 복무제도의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지금의 제도로는 머지않아 필요한 병력을 충당하는 게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병역 제도 개편을 위해서는 법적으로는 어떤 작업이 선행돼야 할까요? 네이버 법률이 관련 규정을 살펴봤습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국방의 의무는 헌법 제39조에 규정돼 있습니다. 이 짤막한 문장이 대한민국 국방의 근간이 되는 셈인데요.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병역법이 규율하고 있습니다.

헌법 제39조
①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

병역법 제3조(병역의무)
①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헌법과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여성은 지원에 의하여 현역 및 예비역으로만 복무할 수 있다.


징집에 대한 근거는 병역법 제3조(병역의무)입니다. 그러니까 헌법은 '국방'의 의무를 선언적으로 정의해두고 있을 뿐입니다. 병역법의 병역 의무 규정이 징병제의 구체적인 근거가 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처럼 현행 병역법은 병역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병역의무와 관련한 절차나 규정을 따르지 않는 경우 처벌하도록 강제하고 있는데요. 만약 모병제를 추진한다면 병역법상에 있는 대부분 의무 규정을 없애거나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개정해야 합니다.

병역과 관련한 기사에는 반드시 따라붙는 댓글이 있는데요. 바로 여성 복무에 관한 내용입니다. 병역법은 여성의 복무에 대해서도 별도 규정을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바로 병역법 제3조1항인데요. 병역법은 여성의 경우 지원에 한해 현역 및 예비역으로만 복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이 수차례 이뤄지기도 했지만 헌법재판소는 그때마다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가장 최근 결정은 2014년 2월이었는데요. 당시 헌법재판소는 "성별을 기준으로 병역의무자의 범위를 정하는 규정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취급으로 보기 어렵다"며 재판관 9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죠.

헌재는 남녀의 신체적 차이와 현실적으로 여성을 의무복무화했을 때 생길 수 있는 경제적 비용, 남녀간의 성적 긴장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군 기강 해이 등을 지적했는데요. 세계적으로도 여성이 의무 복무하는 국가가 이스라엘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지금 당장 발등 앞에 놓인 불은 '대체복무제'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대체복무제 규정이 없는 만큼 병역법 제5조(병역의 종류) 1항에 대해서는 12월31일까지 대체입법을 마련하라고 국회에 요청했죠.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무죄 판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법원이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호와의 증인' 20명에 대해 전원 무죄 판결을 내리기도 했는데요. 종교적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로 인정된 셈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국회는 올해 말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 입법을 완료해야 하는데요. 시한이 채 두달도 남지 않았지만 복무기간과 복무형태에 대한 이견이 여전한 상황입니다. 이에 자칫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대체입법 시한을 넘길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현역과 예비역, 보충역 등 병역 판정 근거가 사라지는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는 시점입니다.

반드시 모병제 전환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해 병역제도를 현실에 맞게끔 개편해야 하는 건 분명합니다. 병역문제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워낙 민감하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을 뿐이죠. 병역제도 개편은 전 국민적 공감대 없이는 풀어내기 힘든 문제입니다. 공감대 형성을 위한 공론화 과정만이라도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글 : 법률N미디어 이창명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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