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위안화 환율 6.98위안…역내종가로도 '포치'→'회치'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 지폐/사진=로이터

중국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떨어졌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져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뚫고 오르던 8월 7일 이후 세 달 만이다. 위안화 가치가 7위안 아래로 떨어지는 '포치(破七)'가 발생한 이후 3개월 만에 달러당 7위안 위로 오르는 '회치(回七)'로 돌아섰다.

8일 역내위안화 환율은 전날보다 0.16%(0.0115위안) 내린 달러당 6.9899위안으로 장을 마쳤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8월 6일 이후 가장 올랐다. 마감 이후인 오후 5시54분 현재 6.9905위안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본토 외환시장에서 정해지는 위안화 환율을 말하는 역내위안화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기준환율의 상하 2% 범위에서 거래된다.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9945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보다 0.09% 내렸다.

역내위안화가 앞서 5일 7위안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기준환율도 회치할 걸로 예상됐다. 인민은행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해지자 포치를 용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공격에 위안화 가치를 낮추는 걸로 대응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가 진전되면서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조금씩 높였다. 인민은행은 전날 홍콩에서 300억위안(약 4조9700억 원) 규모의 중앙은행증권도 발행했다. 중앙은행채권은 일종의 단기채권으로 시중 유동성을 줄여 통화 가치를 부양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이날 위안화 가치가 ‘포치’를 벗어난 것도 미국과 중국이 조만간 1단계 무역협상을 타결할 거란 기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은 1단계 합의 최종 서명을 위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전날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미중 양측은 무역협정 체결을 통해 서로의 상품에 부과한 관세를 내리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내용을 미국도 확인했다. 가오 대변인은 “무역전쟁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됐고 관세를 철폐하면서 끝나야 한다”며 “1단계 무역합의가 이뤄진다면 중국과 미국은 같은 규모의 관세를 동시에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를 계기로 미국에 오는 12월 중순 부과 예정인 관세와 지난 9월부터 부과된 관세의 철회를 요구해왔다. 이에 미국은 지난 9월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1120억 달러(약 145조 원) 상당에 매겨온 15% 추가관세와 오는 12월15일부터 부과할 예정이었던 1600억 달러(약 185조 원) 규모의 15%의 추가관세의 철회를 검토해왔다. 동시에 미국은 상응조치로 중국에도 대미 추가관세를 철폐할 것을 요구했다.

위안화 가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일 3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급락했다. 8월 5일 역내·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섰고 같은 달 8일 기준환율은 11년3개월 만에 처음으로 7위안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