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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전력산업 개편도 요금체계 정상화 없인 도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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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유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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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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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요금체계 유지땐 '전력산업 개편' 헛구호 그칠수도… "원가·수요 반영한 전기요금체계 정상화 필요"

[편집자주] 한국전력이 지난해 6년 만에 적자를 내고 올해 상반기에도 1조 원에 가까운 손실을 보자 그 원인을 둘러싸고 정치·사회적 논란이 뜨겁다. 탈(脫)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 국제 연료값 인상 등을 여러 요인을 놓고 공방이 치열하다. 하지만 독점적 전력시장이라는 구조를 빼놓고 적자사태의 원인을 생각할 수 없다. 우리 전력산업이 지속가능하려면 전력산업 구조개혁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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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 구조 개편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하지만 전력산업 구조 개편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해결해야 할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왜곡된 전기요금체계 정상화다. 비정상적 전기요금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력산업 구조 개편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으로 지금보다 전력산업 전반의 비효율성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 (28,150원 상승450 -1.6%)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용도별 요금제를 기본으로 한다. 일반가정과 공장, 상가 등 전력수요자 성격에 맞춰 △주택용 △산업용 △일반용 △농업용 △교육용 등으로 구분된다. 용도별 정해진 기본요금과 사용한 전기량에 부과되는 전력량요금을 합쳐 요금이 부과된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이 용도별로 전기요금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정책 혹은 정치적 잣대가 가미된다는 의미로 지속가능 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전기를 하나의 재화로 봤을 때 원가(한전 전력구매단가+송·배전비용)와 수요를 고려해서 요금을 결정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현재 산업·일반용 전기의 경우 제한적으로 △용량별(갑Ⅰ·갑Ⅱ·을) △전압별(고압A·고압B·고압C·저압) △계절별(여름·봄가을·겨울) △시간별(경부하·중간부하·최대부하) 요금기준을 차등 적용하고 있는데 전기요금 전반에 이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용량·전압·계절·시간별 요금제를 전기요금 전체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기계식 전력사용량계를 실시간으로 사용량 측정이 가능한 전자식으로 지능형전력량계(AMI)로 교체해야 한다. 한전은 2022년을 목표로 AMI 보급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전기요금을 국제 유가 등 원가 흐름에 연동하는 제도 도입도 필수적이다. 국제 유가나 국제 LNG(액화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 전기요금도 오르고 반대로 하락하면 내리는 식이다.

실제 정부는 도시가스요금에 연료비연동제를 적용한다. 국제유가 및 환율 변동 등으로 천연가스 도입가격이 3% 이상 변화하면 홀수 달에 이를 자동으로 도시가스 요금에 반영한다. 도매업체인 한국가스공사가 2개월 단위로 앞으로 2개월간 가격을 예측해 소매업체인 도시가스사업자에 가스를 공급하고 실제 원료비가 예측 원료비와 차이가 있으면 이를 연료비연동제로 추후 정산하는 구조다.

한전은 여기에 정책비용 변동까지 포함한 도매가격연동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는 구매단가와 한전이 소비자에게 전기를 파는 전기요금을 연동하자는 것이다. 도입되면 전기요금에 국제 연료 가격 변동은 물론 발전사업자가 총 발전량의 일정량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하는 신재생의무공급제도(RPS) 보전액·탄소배출권 구입비·개별소비세 등 정책비용까지 포괄적으로 원가에 포함돼 전기요금에 연동된다.

한전이 사실상 이를 전력산업을 독점하고 있어 정책비용을 홀로 부담하고 있지만 구조 개편으로 발전·판매 경쟁이 활성화된다면 소비자가 선호하는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정책비용을 부담하는 요금제를 선택하는 게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지지하는 소비자는 다소 비싸더라도 재생에너지와 연동한 전기를 구매하고 사업자는 초과 요금을 재생에너지 투자를 더 확대하면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정착할 수 있다.

김욱 부산대 전기공학 교수는 “도매가격연동제도 국제연료가격의 변화와 정책비용 변화를 소비자 요금에 어느정도 연동해 합리적인 (전기) 소비를 유도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기요금과 복지정책을 분리하는 것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장애인, 기초수급자, 출산가구, 사회복지시설 등 취약계층에 대한 전기요금 지원은 한전이 자체적 요금 감면으로 맡아왔는데 이를 전기요금 체계와 분리, 정부가 에너지복지 차원에서 재정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전기요금 복지할인 총액은 △장애인 1311억원 △기초수급 1257억원 △3자녀 938억원 △사회복지 896억원 △출산 469억원 △대가족 415억원 △차상위 204억원 △생명유지 22억원 △유공자 17억원 △독립유공 11억원 등 총 5540억원이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 교수는 “전기요금체계를 정상화하는 대신 저소득, 차상위 계층은 요금 할인이 아니라 바우처 등 별도 복지제도로 돕는 게 전력산업 구조 정상화에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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