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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우리는 어쩌다 최저출산국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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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면 본지 대표
  • 2019.11.11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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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근원적 문제를 든다면 저출산·고령화와 부의 양극화·불평등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는 특히 심각한 과제로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진행되면 적은 숫자의 자녀 세대가 많은 부모 세대를 부양해야 하는데 연금, 복지, 국방 등 사회안전망의 기본체계가 무너지고 만다. 연금 고갈이나 모병제 논란은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물론 저출산과 인구감소가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아이를 낳지 않아도 기술혁신을 배경으로 오붓하게 잘살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개인 차원에서는 옳을지 몰라도 국가와 공동체 관점으로 돌아오면 틀린 얘기가 된다. 역사적으로 인구가 줄고 고령화된 나라치고 번성한 경우는 없다.
 
저출산과 인구감소의 대책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유입하는 이민정책을 적극 활용하자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너무 순진한 얘기다. 우리처럼 배타적이고 포용성이 부족한 나라에,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에서 경쟁력을 갖춘 양질의 인력들이 이주해 올지는 의문이다. 결국 우리 스스로 많이 낳는 수밖에 없다.
 
알려진 대로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가임기간에 있는 여성의 평균 출생아 수가 1명도 되지 않는다. 기존 인구유지에 필요한 합계출산율이 2.1명인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도 압도적 꼴찌다. 초저출산국인 대만(1.06명) 홍콩(1.07명) 싱가포르(1.14명) 일본(1.42명)보다 훨씬 낮다.
 
어쩌다 우리는 세계 최저 출산국가가 됐을까. 1970년대만 해도 합계출산율이 4.5명을 기록했는데 세계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저출산이 진행됐을까. 더욱이 2005년 합계출산율이 1.08명을 기록한 이후 출산장려정책을 펴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무려 130조원을 쏟아부었는데도 말이다.
 
최근 보건복지부, OECD, 머니투데이가 함께 개최한 인구포럼에서 OECD의 스테파노 스카페타 고용노동사회국장은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일과 가정 모두를 지키기 어려운 우리의 노동시장 문제를 지적했다. 긴 근로시간과 긴 출퇴근시간, 회식문화, 육아로 인한 여성들의 경력단절, 여성에게 치우친 가사분담, 높은 사교육비 등을 지적했다. 다 맞는 말이다. 여기에 한 가지 추가한다면 과도한 내 집 마련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럼 이게 다일까. 더 근원적인 이유는 없을까. 지난달 머니투데이가 주최한 ‘2019 인구이야기(Pop Con)’에서 인구문제의 권위자인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조영태 교수를 비롯, 여러 전문가에게 사적으로 물어봤다. 그들은 이런 얘기를 했다. 우리 사회의 획일화되고 단일화된 가치관이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저출산의 근본원인이라고.
 
우리처럼 쏠림이 심한 나라도 없다. 이쪽 아니면 저쪽이지 중간은 없다.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 서울로 가야 하고, SKY대학을 나와야 하고, 강남 아니면 서울에 내 집 마련을 해야 하고, 대기업에 취업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우리처럼 경쟁이 심한 나라도 없다. 지방은 죽고 수도권으로, 서울로 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결혼하고 아이 낳을 생각을 하겠는가.
 
인구 5000만명의 대한민국이 지난 60년간 이룬 성장과 발전은 역대급이다. 오로지 단일화된 가치관으로 달려온 결과다. 그러나 그것이 지금 우리 발목을 잡고 스스로를 무너뜨리고 있다. 인구문제는 한순간에 국가를 쓰러뜨리지는 않지만 서서히 사회와 국가경제를 침몰시키고 정책효과를 반감시키는 무서운 늪이다. 우리는 이 깊은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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