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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모병제, 병력 줄인 '과학군' 득과 실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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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범 기자
  • 2019.11.1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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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란체스터 법칙…30만명 병력규모, 첨단장비능력 북한의 16배 이상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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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우리 군(軍)은 독도를 비롯한 동해 영토 수호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오늘부터 내일(8.26)까지 동해 영토수호훈련을 실시한다. 사진은 오늘 오전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대원들이 육군 시누크(CH-47) 헬기에서 내려 독도에 전개하는 모습. 2019.08.25. (사진 = 해군 제공) photo@newsis.com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모병제를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면서 야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모병제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20대 남성 표심 잡기용’이란 비판이 거센 가운데 모병제의 실현 가능성, 실제 도입됐을 경우 군 구조가 어떻게 변하고 전투력 증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여러 분석이 나온다.

모병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꾸준히 정치권에서 거론됐던 이슈다. 대표적으로는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김두관 의원이 공약으로 제안했고, 2016년 바른정당 대선 경선주자였던 남경필 전 경기지사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해묵은 이슈면서도 파급력이 큰 모병제를 여당 싱크탱크가 다시 꺼낸 것은 총선 ‘정책 대결’을 대비하는 측면도 있지만, 모병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연구원은 저출산 시대 인구감소에 따라 징병제를 벗어나 지원병으로 군대를 운영하는 모병제의 도입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또 군가산점 역차별과 병역기피, 남녀갈등, 군 인권 문제와 부조리 등 사회적 갈등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는 “중요한 병역 문제를 선거를 위한 또 하나의 도구로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국방위원장 출신의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남북 군사 대치 상황에서 국가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섣부른 모병제 전환은 안보에 대한 국민 불안을 야기한다”며 시기상조라고 했다. 당내 논쟁이 벌어지자 이인영 원내대표는 모병제에 대해 당분간 당에서 공식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모병제 논의가 정치권발(發) 이슈라는 점에서 지금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 여론이 쏠려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시대상황상 머지않은 시점에 복무제도 변화에 대한 논의가 공론화돼야 한다는데 대해선 여론도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병력 유지비 상승, 첨단전력 증강 비용은 축소될 가능성

모병제의 대표적인 장점은 병력의 전문성과 효율성 증가다. 장기복무가 가능해지며 첨단무기 체계에 대한 숙련도가 높아진다는 얘기다. 또 병력전체가 직업공무원이 되면서 구타·가혹행위 등 인권침해도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

학계와 시민단체에선 모병제의 적정 병력규모를 30만명 정도로 추산해왔다. 다만 모병제 모집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미국·일본 등 모병제 국가들의 인구 대비 평균 병력비율인 0.4%를 적용하면, 우리 인구 규모로는 15~20만명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다.

또 모병제로 인한 1인당 병력 유지비 상승에 따라 국방예산이 대폭 늘어나면서도 정작 첨단무기 도입 같은 전력증강 비용은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는 역량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현재 병력구조를 보면 13% 되는 장교들에게 4조30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고 22%의 부사관에게는 5조4800억원이 들어간다. 제일 많은 병사들을 유지하는데는 가장 적은 1조7000억원의 예산 밖에 안 들어간다”고 했다.

이 사무국장은 “병사 30만명을 직업군인으로 하면 올해 기준 최저임금을 적용할 경우 당장 들어가는 인건비가 6조3000억 정도로 현재 기준 4배”라며 “일부에서 언급되는 월급 300만원을 적용하면 인건비에 매년 11조가 들어간다”고 분석했다.

그는 “2011년 모병제로 전환한 독일의 경우 병사 최하위 계급에 최고연봉을 4000만원 정도 주고 있음에도 병사들이 오지 않는다”며 “사회적인 약자들, 직업이 없는 사람들이 가기 때문에 또 다른 어떤 위화감이 발생하고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군·정예군 전투력, 강해질까 약해질까

병력감소를 첨단 장비로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북한군의 후방 침투 저지나 북한지역 상륙작전은 무인체계만으론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인 전투체계가 가장 발달한 미국도 이라크·아프간에 많은 병력을 파견해 현지에서 전투를 치르는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은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첨단 군사장비를 투입해 개전 40여일 만에 이라크 전역을 장악했지만 곧바로 위기를 맞았다. 이라크에 들어간 지상군이 너무 적어 안정화 작전에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경우 지형적 특성상 산악지형이 많은 만큼 드론봇, 정찰위성, 중·고고도 무인항공기 등 군이 현재 구상 중인 첨단 무기체계를 투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적정 병력규모의 유지는 필수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기습 침투나 전면전, 급변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선 충분한 병력이 확보돼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외교관계협의회는 2009년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이를 통제하는데 최대 46만 명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군의 장비가 발전한다 하더라도 지상전에서는 많은 병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이야기한다. 영국의 군사학자인 프레데릭 윌리엄 란체스터는 ‘적과 내가 가진 무기의 성능이 비슷하다면 인원이 많은 쪽이 이긴다’는 법칙을 만들었다.

그는 ‘란체스터 법칙’을 더 발전시켜 “병력을 반으로 줄이려면 장비를 네 배로 증강해야 한다”고 했다. 즉, 병력이 상대편의 절반인 상황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우리 편 전투력은 상대의 2배가 아닌 4배 이상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북한의 정규군은 120만명에 달한다. 우리 군이 4분의 1 수준인 30만명으로 줄이려면, ‘란체스터 법칙’에 따랐을 때 첨단장비의 능력은 북한의 16배가 돼야 한다. 결국 한국의 모병제 도입은 북한과의 군사적 대치가 해소돼 주적 개념이 ‘외부 안보위협 세력’으로 확장됐을 때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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