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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일본 빈 집 사태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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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우 경제평론가
  • 2019.11.12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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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현재 일본의 주택 총수는 6220만채다. 이 가운데 846만채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다. 전체 주택 중 13.6%가 빈집이라는 의미다. 빈집의 숫자가 매년 25만채 늘고 있으니까 2025년이면 1000만채가 될 가능성이 있다. 1998년 빈집 비율이 10% 넘은 이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농촌에 버려진 집이 많으니 일본의 빈집도 그런 형태려니 하겠지만 문제가 더 심각하다. 도쿄만 해도 10가구 중 한 채가 비어 있고 전체 빈집 수는 81만채에 달한다.
 
일본에서 빈집이 늘어난 건 인구가 줄어서다. 베이비붐 시대인 1940~70년 2.07명이던 출생률이 현재는 1.4명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20년간 출산 가능 여성이 30% 넘게 줄어드는 것까지 감안하면 출생률이 1.8명은 돼야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있는데 현재로선 현실성 없는 얘기다. 주거형태의 변화도 빈집을 양산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매년 수도권을 중심으로 우리의 아파트와 비슷한 맨션이 5만채 이상 지어지는데 그쪽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사람들이 교외 주택지에서 교통이 편한 도시 중심지로 들어오려 하고 기존 주택을 사려는 수요는 없다 보니 빈집이 늘어난 것이다.
 
빈집 증가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유발한다. 먼저 지방의 인구가 크게 줄었다. 1980년대 24%던 일본의 수도권 인구비율이 28%까지 상승했다. 외곽지역에 사는 사람이 줄면서 편의시설이 사라지자 시간을 두고 거주자가 또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한 것이다. 중소도시에서 고급 주택이 팔리지 않는 상황도 벌어진다. 이 주택을 사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에 집을 가진 사람이 기존 거주주택을 팔아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다 보니 새로운 집까지 영향을 받는 것이다. 상속 형태도 바뀌었다. 과거 일본에서는 부모의 집을 장남이 상속받는 게 일반적이었다. 부동산이 가장 큰 자산이었기 때문인데 지금은 모두가 부동산을 유산으로 받는 것을 꺼린다. 상속을 받아봐야 팔리지 않는데 세금과 빈집을 유지하려면 만만치 않게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체 가구 중 빈집 비율이 25% 넘을 경우 상하수도 같은 기반 시설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 범죄 발생도 늘어 사람이 살기 더 힘들어진다. 지금 일본이 그런 형태다. 사정이 악화하자 지자체들이 외곽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도심에 모여 살도록 종용하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처럼 빈집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없을까. 2018년 우리나라 합계 출생률은 0.98명이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후 최저치다. 베이비붐 세대 끝 무렵인 1960년대 말 4.5명까지 올라간 출생률이 50년 만에 5분의1 수준으로 낮아진 건데 세계적으로도 몇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택 수요가 늘어날 수 없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대도시들은 괜찮으려니 하겠지만 일본의 경우에서 보듯 수도권도 예외가 아니다. 조만간 인구 규모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일본의 경험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기반이 만들어졌다가 한계점을 넘는 순간 심각한 문제로 다가온다.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구 구조상 지금 우리도 부동산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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