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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하세요"…김호영 사건과 무감각한 '아웃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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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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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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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 부인하는데도 '동성 성추행' 공공연히 언급…성소수자 정체성 멋대로 밝히는 '아웃팅' 무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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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 김호영./사진=김호영 인스타그램
[단독]뮤지컬 배우 김호영, 동성 성추행 혐의로 피소.

지난 11일 오후, 한 매체서 달린 기사 제목이다. 뮤지컬 배우 김호영(36)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단 내용이었다. 피소는 사실이었지만, 김호영 측은 이를 부인해 진실 공방이 됐다. 사실 관계는 경찰 조사를 통해 가려지게 됐다.

이와는 별개로, 이 기사로 인해 김호영은 강제로 성소수자임을 '커밍아웃'하게 됐다. '아웃팅'이다. 아웃팅이란, 성소수자의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에 대해 본인 동의 없이 밝히는 행위를 뜻한다.



무감각한 '아웃팅'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방송인 로버트 할리가 28일 오전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나와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방송인 로버트 할리가 28일 오전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나와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아웃팅'에 무감각한 사회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제목엔 굳이 '동성 성추행'이라 언급했고, 피해자라 주장하는 고소인도 남성이라고 했다. 이슈가 늘 그렇듯, 기사는 김호영 이슈를 손쉽게 받아썼다. 김호영 의사와는 상관 없이, 공공연히 '성소수자'란 프레임이 씌워졌다.

무분별하게, 비난하는 댓글이 자연스레 뒷따랐다. "어쩐지 동성애자 같았다" 정도는 양반이고, 그를 향한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사건 자체의 진실 여부와는 무관하게 단지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이어 해당 매체는 김호영 성추행 사건 피해자라는 A씨 인터뷰를 추가로 보도했다.

여기서 공개된 메시지에서도 '아웃팅' 논란이 일었다. A씨는 김호영을 향해 "대중들을 더이상 속이지 말고 커밍아웃하세요"라며 "지금 하고 있는 방송들 다 내려놓으라"고 했다. 성소수자임을 밝히라고 강요한 것이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떳떳하게 털어놨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끊이지 않는 아웃팅 '논란'



이 같은 '아웃팅' 문제는 잊을만하면 대두되고 있다. 성소수자에 대한 무감각한 감수성 탓이다.

지난 4월엔 방송인 로버트 할리(60)가 '동성행각'을 벌였단 기사가 나왔었다. 동성애를 아웃팅한 것도 문제지만, 거기에 '행각'이란 부정적 뉘앙스의 단어를 붙여 보도한 것도 문제가 됐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마약 관련 범죄자를 언급하며 그가 성소수자였음을 알리는 건 인권을 침해하고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2014년엔 올리브 채널 '셰어아우스'에서 아웃팅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방송인 이상민이 출연자 A씨에게 " "남자가 좋냐, 여자가 좋냐"를 물었고, 결국 A씨가 성소수자임을 밝히게 됐다. 제작진은 대본에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이상민은 "성정체성이 드러나는 내용을 제작진이 꼭 촬영해야 한다고 했다"고 지난 2월 밝혔다.

아웃팅은 법적으로 범죄 행위다. 사회 통념상 아웃팅으로 인해 특정인의 사회적 평가가 낮아졌을 경우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선 아직까지 '호모포비아'가 만연한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언론계 한 관계자는 "기사에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아님에도, 자극적 기사를 위해 동성애 등을 밝히는 아웃팅 문제가 심각하다"며 "성소수자 입장에서 이 기사를 봤을 때 어떨지를 한 번 더 생각하는 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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