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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 정신 못 차린 ‘엠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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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 2019.11.13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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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음악전문 채널 엠넷(Mnet)은 전통의 제작 노하우를 통해 어느새 일인자로 등극했다. 공중파 방송이 해묵은 방식을 고집할 때, 엠넷은 과거와 과감히 결별하고 콘텐츠든 무대든 새로운 방식을 모색했다.

공중파 TV PD들이 “부럽다”며 한숨 쉰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특히 무대의 질적 완결성은 ‘마마’ 같은 시상식에서 도드라졌다.

엠넷이 이런 성과를 내게 된 배경에는 2002년 연예계 금품비리에 휘말린 첫 번째 아픈 기억 때문이다. 당시 엠넷 제작본부장 K상무가 기획사 매니저로부터 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각계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엠넷은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었다. ‘떡밥’보다 본질에 충실하자며 혼연일체가 된 엠넷은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잘 나갈 때’ 악재의 그림자는 슬그머니 드리웠다. 2010년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서 제작진의 ‘악마의 편집’으로 출연자가 고통받았다. 시청률 높고, 분위기 무르익으니 제작진이 독선에 빠진 것이다.

여기까지도 참을 만했다. 그로부터 8년 뒤 이번에는 ‘프로듀서X 101’의 조작 혐의와 뇌물 수수 혐의로 제작진이 또다시 검찰 수사를 받는 상황에 몰렸다. 상황은 그러나 전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과거 두 번은 개인의 일탈 정도로 끝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시청자 참여’라는 그럴듯한 공정과 주인의식이라는 포장 위에 감춰진 추한 속살이 제작진을 넘어 그룹 정체성, 시청자 기만 등 거대한 이념과 가치로 불붙었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제작 PD의 일탈처럼 보이는 이 문제를 국민은 ‘대국민 사기극’ ‘취업 사기’라는 말까지 동원하며 사태를 큰 그림으로 보고 있다.

1~20위 연습생 중 몇 명의 결승 진출자를 미리 정하고, 나머지 참가자를 들러리 세운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친한 기획사들로부터 비싼 술 얻어 마시며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다 알아서 할게”라고 위로했을까, “국민 문자투표는 개나 줘버려”라고 비하했을까.

마치 약속이나 한 듯 8년마다 불거진 3번의 일탈로 엠넷은 살얼음판이다. 제작진의 의욕은 사그라졌고, 시청자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CJENM의 태도는 ‘먼 산 보듯’ 한다.

이를 증명하듯 내년 엠넷이 방영할 새 오디션 프로그램 ‘십대가수’ 추진은 걸림돌 없이 진행되고 있다. ‘프로듀서’ 시리즈로 망가진 문자투표 방식은 그대로 이어나간다는 방침에 출연자도 모집 중이다.

주최 측은 제작진만 교체하면 아무 문제 없다고 인식하는 걸까, 아니면 문자 투표는 불가피한 선택의 모범 답안이라고 여기는 걸까. 그것이 무엇이라도 3번의 아픈 기억이 주는 교훈은 명백하다. 새 프로그램을 앞두고 진심 어린 사과와 쇄신은커녕 아직 정신 차리지 못한 듯한 태도에 시청자들이 더 분개하는 것이다.

[우보세] 정신 못 차린 ‘엠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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