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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수능과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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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2019.11.14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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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이다. 학생들은 긴장된 마음으로 부모님과 후배들의 격려를 뒤로 하고 시험장으로 향할 것이다. 경찰 오토바이와 순찰차는 물론 헬리콥터까지 수험생을 위해 필요하다면 동원되는 날이다. 쉴 새 없이 바쁜 공항마저 조용해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특별한 날이 오늘이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단 하루를 위해 모두가 힘을 합치고 최선을 다하는 날이다. 그러나 모두가 마음이 불편한 날이기도 하다.
 
언제나 뜨거운 주제지만 최근 ‘정시확대’와 ‘학종(학생부종합전형)축소’로 대표되는 대입제도의 변화가 논의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국민 모두는 결론을 알고 있다. 어떠한 제도도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을.
 
사실 대학입시와 관련한 이야기는 언제나 엉뚱한 결론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 근본적인 질문은 “과연 대학이란 무엇인가”일 것이다.
 
대학이 지식과 학문을 전담하고 독점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대학에 입학해서 배우고 익히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길이 수없이 존재하는 것이 2019년의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왜 다들 대학에 목을 매는 것일까.
 
과거의 대학은 지식전달과 축적이라는 측면에서 독점적 지위에 있었다. 경쟁을 뚫고 그런 곳에 입학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떠한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를 가장 빠르게 평가하는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었다.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고 익혔는지가 아니라 어느 대학에 입학했는지만 가지고도 충분히 사람을 평가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이러한 방식의 연속선에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기업의 대규모 공채가 시행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러한 간편하고 단순한 방식으로 누군가를 평가하고 선택한다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쏟아지는 정보와 급속히 달라지는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해가며 일을 한다는 것은 결코 학창시절 한순간의 능력과 경험으로 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는 간단한 방식으로 사람을 평가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여전히 ‘어느 대학 출신’이라는 간단한 방식이 선호된다.
 
다양한 인력을 선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도 정작 회사의 특정 부문과 팀에 필요한 사람이 어떤 역량과 어떤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사람을 채용하는 데 있어 구체성과 명확함이 결여되다 보니 무난한, 욕먹지 않을 방법을 선택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러한 순환과정으로 인해 대학입시가 사회를 뒤흔드는, 전형적인 왝더독 현상이 나타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체제의 변화 없이 대학입시제도만을 놓고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대학이라는 존재 역시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해야 하지만 현재의 대학들은 지나치게 천편일률적인 형태로만 존재한다. 공간적으로도 그렇고 지식의 전달이나 습득과정에서도 차이가 없는 현재의 대학은 구시대의 화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체제가 변화하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일어나야 하지만 그런 일은 잘 발생하지 않는다. 기득권이 과도하게 존중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설립을 추진 중인 한국전력공과대학 같은 시도들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변화를 추구하는 존재들이 등장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조정이 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만 한다. 대학의 존재가치는 입학시험에 있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필요한 인재의 육성과 지식의 축적과 전달이라는 본질에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있어야만 누구를 뽑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무엇을 가르칠지에 집중하는 대학으로 변화할 수 있고. 입시제도들도 자연스럽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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