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잠긴 베네치아…산마르코 성당 역사상 6번째 침수

머니투데이

정단비 인턴

물에 잠신 산마르코 광장 /사진= AFP통신

이탈리아 수상도시 베네치아가 폭우로 물에 잠기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전역에 쏟아진 강우에 북부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홍수 피해를 보고 있다고 로이터 AFP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폭우로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는 12일 기준 190㎝를 기록했다. 1996년에 발생한 사상 최대치 수위 194㎝ 이후 5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높아진 물 수위로 베네치아 도시 대부분이 침수돼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재난'을 선포하며 심각한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극적인 상황"이라며 "(홍수의) 비용이 높은 만큼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다. 현재 베네치아 모든 사람들이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동원됐다. 홍수는 기후변화의 결과"라고 트위터로 전했다.

9세기에 세워져 1200여 년간 단 5번만 침수된 명소 산마르코 대성당도 바닷물이 들어차 1m가량 침수됐다.

지난해 10월 마르코 성당이 침수되자 관련 당국은 성당이 하루 만에 20년 치 손상을 입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침수로 마르코 성당은 또다시 손상을 입었다.

물에 잠긴 베네치아와 베네치아 주민들 /사진= 로이터 통신

현지 주민인 78세 남성은 집에 들어온 바닷물이 전기합선을 일으켜 감전으로 숨졌으며, 현지 운송업체 ACTV는 트위터로 홍수 때문에 모든 교통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수일간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침수 피해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바다 위에 세워진 베네치아는 비가 많이 내리는 매년 늦가을과 초겨울 조수 상승 현상으로 정기적으로 물에 잠기긴 한다. 베네치아에서 조수 수위가 100~120㎝를 오르내리는 것은 일상적인 일미여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화돼 있다. 그러나 수위가 120㎝를 넘어가면 도시 기능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수위가 110㎝를 초과하면 베네치아 섬의 12%가량이 침수된다. 140㎝를 넘어서면 절반 이상인 59%가 통상 물에 잠긴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