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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 못하게 부풀리고 '손절'…손정의 투자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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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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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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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가치 과대평가·지나친 공격적 사업 확장…목표 이익 위해 인력감축·사업 급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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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회사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사진=AFP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았던 스타트업 상당수가 급격한 경영악화와 인력 감축이라는 역효과를 맞고 있다. 소프트뱅크 투자가 스타트업의 가치를 지나치게 크게 불려놓고, 스타트업이 이에 부응하고자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가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서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1000억달러(100조원)에 달하는 소프트뱅크의 투자 프로젝트 ‘비전펀드’의 역설을 지적했다. NYT는 "스타트업들이 현금이 넘쳐 흐르자 이익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부주의하게 뛰어들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소프트뱅크에 '간택' 된 뒤 잘나가던 스타트업들이 벌여놓은 사업을 감당하지 못해 경영이 악화하면서 인력을 대량 감축하는 등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016년 비전펀드를 조성해 전 세계 유망 스타트업에 돈을 풀었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트업들에 뿌려진 투자금은 약 2070억달러에 달하고, 이는 닷컴버블이 극에 달했던 2000년 수준의 2배 이상이다. 문제는 스타트업이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소프트뱅크는 투자금을 줄이거나 구조조정 등 경영방식 전환을 요구했다. 이는 곧 기업에 사업 영역과 인력 감축 압박이다. 특히 주요 스타트업 중엔 ‘긱 이코노미’로 총칭되는 계약 고용 모델을 운용하는 기업이 다수인데, 이때 인력 감축은 '해고'가 아닌 '계약 종료'라는 이름으로 보다 간편해진다.

인도 뭄바이에 있는 한 호텔 로비/사진= AFP
인도 뭄바이에 있는 한 호텔 로비/사진= AFP

인도 호텔 체인 스타트업 ‘오요’가 대표적이다. 오요는 2015년 소프트뱅크 투자금으로 인도 포함 세계 각지 호텔을 빠르게 빨아들이며 사업을 확장했다. 오요는 각 호텔이 자사 플랫폼 예약 시스템만 이용하는 조건으로 높은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계약했다. 그러나 공실률이 높은 호텔들이 늘면서 오요는 객실을 할인가로 내놨다. 계약상 임의로 가격을 높이거나 예약을 받을 수 없는 각 호텔들은 오요에 지불했던 계약 선금까지 잃으면서 관계를 이어나가거나, 손해를 보고 계약을 끊어야 해 손해다.

우마 라니 국제노동기구(ILO) 연구원은 "이런 스타트업은 노동자를 쉽게 끌어들였다가, 노동자들이 비즈니스 모델에 익숙해지고 의존하기 시작했을 때 갑자기 (사업과 인력충원을) 축소한다"고 꼬집었다.

로버트 레프킨 콤파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사업 방식에 대해 "너무 빠르게 움직이는 게 때론 느린 것보다 더 위험하다"며 회의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미국 부동산 체인 콤파스는 2017년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를 지원받은 후, 1년 만에 체인 수를 4배나 늘렸으나 정작 이를 통합·관리할 시스템이 없었다. 그 결과 각 부동산 업소당 이익은 줄었고, 폐업하거나 직원을 모두 해고하는 곳이 늘었다. 시카고의 한 부동산은 콤파스와 계약하기 전보다 연수익이 20분의1로 감소했다.

이에 최근 미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서 소프트뱅크의 투자와 스타트업들의 부주의한 경영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6월 남인도 코치에서 70여개 호텔직원들이 오요 코치 지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뱅갈루루, 뉴델리 등 다른 대도시로도 퍼졌다. 지난달 인도 시장경쟁위원회는 오요의 이런 사업 관행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공유차업체 그랩의 운전사들이 시위를 벌였고, 인도 방갈로르에서는 올라 운전사 두 명이 시위 도중 각각 분신과 음독자살했다.

소프트뱅크의 양대 투자처인 위워크와 우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버는 5월 기업공개(IPO)를 한 후 상반기에만 12억달러 이상 적자를 냈다. 위워크는 자금난에 빠지면서 IPO가 불발됐고, 임대 계약이 대량 파기되고 전 세계 직원의 30%인 4000여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위워크를 살리기 위해 소프트뱅크가 50억달러 추가 투입을 결정했는데, 올 3분기 소프트뱅크도 적자로 돌아섰다. 렌 셔먼 컬럼비아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소프트뱅크에서 쏟아져나온 돈은 전 세계 젊은 벤처사업가들의 목표와 우선순위를 뒤틀어놨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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