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원 금통위원 '금리동결' 시사…"환율이 경기안정 보완"

임지원 한국은행 금통위원이 13일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임지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3일 "지난 20년간 원화가치는 세계경제 성장률 움직임에 동조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통화가치가 경기순행적으로 움직이면 글로벌 경기 하강국면에서 하방위험을 완충해, 통화정책의 경기안정화 기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임 위원은 이날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세계경제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원화가치가 하락, 한국 경기와 물가에 우호적인 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설명으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임 위원은 지난 10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일형 금통위원과 함께 금리동결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한은은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1.25%로 결정했다.

또 임 위원은 물가 측면에서 환율상승이 통화정책을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은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 물가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된 상황에서 원화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최근 저물가 현상 또한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으로 어느정도 완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 통화정책이 미국, 일본 등 주요국과 방향성과 정책시점 측면에서 차이를 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선진국과 통화정책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요국 정책당국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더라도 이를 반드시 따라갈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임 위원은 "전세계적으로 경기흐름이 동조화되다보니 통화정책에 대한 금융시장 기대가 선진국 중심으로 형성되는 경향이 있는 것도 불가피하지만 한국 정책환경은 선진국과 많이 다르다"며 "통화정책 작동과정이 개별 경제의 금융경제 구조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정책선택이 주요 선진국과 어느정도 차별화 되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환위기를 대비한 적정수준의 내외금리차 유지 필요성도 강조했다. 임 위원은 "한국 대외건전성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양호하지만 지난 3~4년간을 살펴보면 양호한 정도가 조금씩 줄고 있으며 외환위기에 대한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보험을 들 때는 트랙레코드(과거 기록)가 중요한데 한국은 외환위기를 20년간 두번 겪어 (과거가) 좋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흥국과 선진국간 어느정도 금리차를 유지하도록 요구되는 것은 당장의 자본유출을 우려해서라기 보다는 미래 어느 시점에 발생할 수 있는 금융불안정 리스크에 대한 일종의 헤지 또는 사전적 건전성 확보조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