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재부 차관 "최근 금리상승, 국채발행 탓 아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최근의 시중금리 상승과 정부의 적자국채 발행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국채발행보다는 미중 무역갈등의 부분적 완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전세계적으로 금리가 올랐다는 설명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김 차관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확대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최근 실물경제·금융시장 여건과 대내외 주요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김 차관은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은 9월 이후 미중 무역갈등 완화, 노딜 브렉시트 우려 감소 등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안정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라며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코스피가 2100선을 회복함에 따라 시중금리도 상승했다"고 바라봤다.

한국의 국고채 금리는 8월 16일 10년물 기준 1.172%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뒤 최근 들어 상승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최근의 금리 상승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그간 세계경기 침체 우려와 글로벌 불확실성 장기화 등 전세계적인 안전자산 선호 강화로 인해 과도하게 하락했던 금리가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로 정상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차관은 "최근 금리상승의 원인으로 내년도 국채발행량 공급충격을 지적하는 일부 목소리도 있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전반적인 수급상황을 감안할 경우 공급측 요인은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산안 기준 내년 적자국채 발행총량은 60조원 수준이나 전년과 비교해 실제 늘어나는 적자국채 순증규모는 26조원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국채시장 전체 규모를 감안할 때 과도한 수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특히 국고채 발행시장에서의 수요여건을 보더라도 고령화 등에 따른 자산-부채 만기구조 매칭을 위한 보험사의 국고채 장기물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국제적 안전자산으로서 우리나라 국고채에 대한 외국인·증권·투신사 등의 매입세가 지속되는 등 국고채 시장 수요는 충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정부도 시장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발행물량을 만기별·시기별로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인 바, 내년도 물량은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차질없이 소화될 것"이라며 "국고채는 수요기관 관점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자산으로 그동안 국내 국고채 공급량의 부족으로 인해 해외채권으로 눈길을 돌렸던 연기금·보험사 등의 수요를 국내에서 흡수함으로써 전반적인 금융시스템의 안정성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김 차관은 "내년에는 세계경제와 교역 성장률이 금년보다 회복되고, 반도체 업황도 개선되면서 우리 실물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미중간 1단계 합의서명 및 추가관세의 철폐여부, 브렉시트, 홍콩사태 등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불확실성 요인들이 여전히 상존하고 이에 따른 세계경제 동반 둔화 우려가 여전히 있어 경계감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차관은 "정부가 관계기관과 함께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글로벌 리스크 요인의 전개상황을 주시하며 유사시 필요한 시장안정조치 등을 지속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