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무승부, 중국은 패배…일본은 '4연속 완승'

14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카밀 샤문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 대한민국과 레바논 경기가 현지 시위 격화로 인한 안정상의 문제로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는 가운데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한국·중국·일본 동북아 3국이 같은 날 열린 월드컵 예선서 희비가 엇갈렸다.


14일(한국 시간) 파울루 벤투 감독(50)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레바논 베이루트에 위치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의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4차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0대 0으로 비겼다. 지역 예선서 4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갔지만 황의조의 헤딩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불운이 겹치며 2승 2무로 레바논(승점 7점)·북한(승점 7점)을 힘겹게 제치고 1위(승점 8점)에 올랐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27)과 황의조(27)등 최정예 공격진을 내세우며 반드시 승점 3점을 얻겠다는 각오였지만, 손흥민의 헤딩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거나 이재성(27)의 왼발 슈팅이 골문을 비껴가는 등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게다가 황인범(23)과 정우영(29)의 중원 자원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한 수 아래인 레바논에게 끌려다니는 양상이었으며, 오히려 레바논의 바셀 지라디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김승규(29)가 힘겹게 쳐내는 등 실점의 위기도 여러 차례 존재했다.

다급해진 벤투 감독은 후반전 손흥민의 측면 돌파를 중심으로 장신 공격수 김신욱(31)과 황희찬(23), 이강인(18)을 교체 투입해 선제골을 노렸으나, 레바논의 밀집 수비를 이겨내지 못하고 0-0으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말았다. 레바논 현지에서 시위가 격화돼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으며 베이루트 현지서 훈련도 하지 못하는 등 악재가 겹쳤으나, 경기력 자체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졸전이었다.

시리아에 1-2로 패배한 중국대표팀과 키르기스스탄을 2-0으로 완파하며 4연승을 달리고 있는 일본대표팀. / 사진 = CFA(중국축구협회), JFA(일본축구협회)

중국 축구 역시 먹구름이 잔뜩 껴 있다.


같은 날 열린 중국과 시리아의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A조 4차전 경기서 중국은 시리아에게 1-2로 패배했다. 시리아의 오사마 오마리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은 중국은 전반 30분 중국의 유일한 해외 리거 우레이(27)가 동점골을 기록했으나, 이내 수비수 장린펑(30)의 자책골로 무릎을 끓었다.

축구광인 시진핑 주석의 대대적인 지원 아래 '축구 굴기(足球崛起·축구로 세계 최고가 되겠다)'를 외치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꿨던 중국이지만, 이날 패배로 1위는커녕 2위 자리도 필리핀(승점 7점)에게 위협당하는 등 최종예선 진출도 힘들어진 형국이다. 월드컵과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아시아챔피언스리그(AFC)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71)감독도 백기를 들고 짐을 쌌다.

동북아 3국 가운데는 유일하게 일본이 체면치레를 했다.

역시 14일 타지키스탄의 비스첵 돌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지역 2차 예선 F조 4차전서 일본은 미나미노 타쿠미(24)와 하라구치 겐키(28)의 골을 묶어 2-0 승리를 챙겼다. 이날 승리로 일본은 승점 12점을 기록해 2위 키르기스스탄(승점 6점)을 여유 있게 따돌렸으며, 조별 리그 4경기서 전승을 거두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했다.


특히 일본은 4경기서 단 1실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 수비를 과시했으며 4경기서 13점을 넘게 몰아넣는 화력도 겸비해 사실상 아시아지역 예선 최종 라운드 진출의 8부능선을 넘었다고 평가받는다. 황희찬의 동료인 미나미노 타쿠미를 중심으로 한 공격진은 몽골을 상대로 6골,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3골을 기록했으며 영국 프리미어리그 사우스햄튼FC에서 활약하는 요시다 마야(31)가 버티고 있는 수비진은 일본 대표팀의 자랑거리다.

일본은 지난 2월 3일 2019 코파 아메리카에 참가해 세계랭킹 7위의 우루과이와 2-2 무승부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11월 15일 현재까지 패배가 없다. 미얀마·키르기스스탄 등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상대뿐만 아니라 에콰도르(세계랭킹 58위)나 파라과이(세계랭킹 38위)등을 상대로도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여 국내 팬들의 부러움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