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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판] '적반하장 주차 갑질' 송도 캠리는 유죄, 화순 싼타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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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훈 에디터
  • 2019.11.16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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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 일원에서 열린 국화축제 기간 중이던 지난 9일 밤 축제 행사장 인근 주택가에서 빚어진 관광객 A씨와 주민 B씨간 주차 시비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뉴시스
이른바 화순 주차 사건이 온라인 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전남 화순에서 열린 국화축제 기간 중 발생한 주차 갑질에 대해 많은 네티즌들이 공감을 표하고 있는 건데요. 군청 소유 공터를 마치 개인 소유인 것처럼 갑질을 한 사건의 부부를 직접 응징하려는 누리꾼들도 등장했습니다.

◇"내 집 앞 공터는 내 것?"…황당한 주차 방해

사건은 지난 10일 한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 사연이 올라오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적반하장 부부 때문에 하루 동안 차를 못 빼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었는데요.

글쓴이는 한 주택 옆 마련된 군청 소유 공터에 차를 주차해놓고 국화 축제를 보러 갔다고 합니다. 집에 가려고 저녁 6시쯤 돌아와 보니 검은색 싼타페 차량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주차한 차를 뺄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싼타페 차량에는 연락처도 남겨져 있지 않았죠. 글쓴 이는 하는 수 없이 차주가 돌아오길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인근 주택에서 나온 한 학생이 부모님 차라면서 차주와 전화를 연결해줬고 전화를 받은 싼타페 차주는 밤 10시쯤에나 집에 갈 것 같다고 대답하는데요. 하지만 10시까지 기다려도 차주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글쓴이는 다시 학생을 통해 싼타페 차주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싼타페 차주는 갑자기 말을 바꿉니다. "내 집 앞에 주차해놓고 왜 빼라 마라냐"라고 화를 내면서 차를 못 비켜 주겠다고 고성을 질렀습니다. 경찰을 불러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싼타페 차주는 경찰에게도 "남의 차에 손을 대도 되냐"며 엄포를 놨다고 합니다. 결국 글쓴이는 차를 그대로 두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여기서 상황이 끝났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진 않았을텐데요. 글쓴이가 다음날 차를 찾으러 갔더니 이번엔 다르 차량이 차 앞을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전날 윽박질렀던 싼타페 차주의 아내 차량이었습니다. 그나마 몸집이 작은 경차라 어렵사리 차량을 빼낼 수 있었지만 글쓴이의 황당함과 모욕감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문제의 부부도 똑같이 당해봐야 한다며 직접 행동에 나섭니다. 문제의 주택으로 찾아가 부부가 차량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앞뒤를 가로막고 주차를 한 건데요. 군청 소유인 주차공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화순군청에도 화살이 날아갔습니다. 항의 민원에 군청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합니다.

◇송도 캠리는 유죄, 화순 싼타페는?

지난해 화제가 됐던 '송도 캠리 사건'과 닮은 꼴인데요. 송도 캠리 사건의 경우, 자신의 차량으로 주차장 입구를 가로막은 차주에게 형법 제185조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가 적용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번 화순 산타페의 경우도 같은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까요?
형법

제185조(일반교통방해) 육로, 수로 또는 교량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우선 이번 주차 시비는 왕복 2차로 도로 위에서 벌어졌습니다. 싼타페 부부와 누리꾼들이 차를 댄 쪽으로 흰색 점선이 그려져 있습니다. 흰색 점선이 그려진 곳은 주·정차가 가능한데요. 주·정차 규정 위반을 문제삼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결국 송도 캠리 사건과 마찬가지로 교통 방해 여부를 따져야 하는데요. 왕복 2차로 도로 한쪽에 차량이 주차돼 있는 경우, 다른 차량이 길을 지나려면 주차 차량을 피해 불가피하게 중앙선을 넘어가야 합니다. 주차 차량으로 인해 중앙선 침범 상황이 연출되는 건데요. 대법원은 이런 식의 주차행위가 일반교통방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폭이 3미터 20센티인 도로에 너비가 2미터 60센티인 탱크로리를 4개월 넘게 주차해 차주가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사건인데요. (2012도10864)

대법원은 "(피고인은) 운전자들이 반드시 중앙선을 넘어서 반대편 차선을 이용해야만 통행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와 같은 행위는 도로의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판결대로라면 싼타페 부부와 이 부부의 차량을 가로막은 누리꾼들도 모두 일반교통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일반교통방해 처벌이 가능하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차로 일부를 가로막았더라도 통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면 일반교통방해 혐의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공항 리무진 버스들이 승객들을 내려주는 여객터미널 도로에 40분 주차해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사건인데요. (2009도4266)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일반 차량들의 주차가 금지된 구역이기는 하지만 주차장소 옆 차로를 통해 다른 차량들이 충분히 통행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차량으로 인해 공항리무진 버스가 후진을 해 차로를 바꿔 진출해야 하는 불편을 겪기는 했지만 통행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지는 않았다"고 판결했습니다.

결국 싼타페 부부와 누리꾼들에게 일반교통방해 혐의가 성립할지는 주차 때문에 사건 현장 교통흐름이 방해를 받았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글: 법률N미디어 김종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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