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내년 공인회계사 선발 '1100명'…2022년부터 감원가능성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산하 '공인회계사 자격제도심의위원회'(이하 자격제도심의위)가 2020년도 공인회계사 선발인원을 1100명으로 결정했다.

지난 2008년(1040명) 이후 11년만에 합격자수가 1000명을 넘어선 올해(1009명)에 이어 전년대비 100명이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자격제도심의위는 기존 850명에서 1000명으로 선발인원을 결정한 바 있다. 다만 금융위는 최초로 3개년 인원결정 방향을 제시하며 향후 감원가능성도 시사했다.


금융위는 이날 오전 자격제도심의위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신(新)외감법에 따른 업무량 증가, 회계법인 외 일반기업·공공기관 등의 지속적인 수요증가 추세를 추가증원 이유로 설명했다.

금융위는 표준감사시간제 등의 영향으로 감사인 지정시의 감사시간이 자유선임시 대비 약 40% 높아지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감사시 감사업무량이 36% 증가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업회계규율이 강화되면서 앞으로 회계법인 외 기관들에서도 회계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아울러 금융위는 경제성장률, 과거 10년간 외부감사 대상회사 증가추이 등을 고려시 외부감사 대상 회사 수는 향후 4년간 약 4.22~4.8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계사 응시자 수는 장래인구 추계(만18~19세), 대학입학자수 추이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금융위는 최근 합격자 채용증가, 신입회계사 처우개선 등으로 시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내년도에는 응시자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국은 이같은 예측수요들을 종합적으로 판단, 전년대비 100명이 증가한 1100명으로 선발인원을 결정했다.

인원 증가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는 최초로 향후 3년간(2020년~2022년) 선발인원에 대한 방향을 간접적으로 제시하며 향후 인원감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당국이 추가증원을 결정하며 고심한 흔적이 보이는 대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결정 2주전에 실무민간위원 7명과 함께 1시간30분 동안 토론을 하는 등 많은 고민을 통해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코스닥협회에서 열린 회계개혁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금융위 부위원장인 손병두 자격제도심의위원장은 "수험생의 예측가능성과 형평성 차원에서 매년 선발인원의 급변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2021년 이후 선발인원은 큰 변수가 없는 한, 전년대비 큰 폭의 변화(예: ±5%)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2022년부터 시험적령기 인구(25~29세)가 순감소하는 통계는 향후 선발인원 결정시 가장 의미 있는 고려요소 중 하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2021년도 선발인원은 '동결', 2022년부터는 인구통계를 고려한 감소세로 전환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손 위원장은 현 회계사시험제도에 대한 점검필요성도 시사했다. 10년이 넘도록 시험과목·평가방식을 고수하는 등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또한 최근 한 사립대학교 고시준비반에서 시험문제 유출문제가 발생하는 등 시험의 투명성·신뢰성 제고를 위한 후속조치 의지도 밝혔다.

이날 자격제도심의위는 회계사시험 관리주체의 이관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앞서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 금융감독원에서 전문자격시험을 관리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 시험관리 주체를 변경하는 내용의 '공인회계사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선문 금융위 기업회계팀장은 "시험이관 문제는 법령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다"고 밝혔다.

한편, 자격제도심의위는 공인회계사 자격취득과 시험선발인원을 결정하는 금융위 산하기구로 지난 8월 구성원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 위원 7명(당연직 3명, 민간위원 4명)을 11명(당연직 4명, 민간위원 7명)으로 대폭 늘렸고 10년이상 경력 공인회계사 또는 회계분야 대학교수 등 위원구성 기준도 확대했다. 구성원 확대는 폭넓은 민간의견을 수렴해 자격제도심의위 결정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