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우보세]이자스민과 단일민족 콤플렉스

머니투데이
  • 김지산 기자
  • 2019.11.20 07:34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가끔 불편한 스포츠 뉴스를 접할 때가 있다. '태극낭자 LPGA(미국 여자프로골프) 통산 ○○승' 유의 기사들이다. 기사 뒤엔 꼭 한마디 추가된다. '한국계 ○○○ 선수 합산시 ○○승'. 국적불문, 한국계 여성 골퍼면 일단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 넣는다.

국적이 달라도 DNA에 기반한 한민족이라면 내 편이라는 식이다. 다문화 가정 구성원이나 귀화한 대한민국 국민도 이렇게 생각할까.

기계적으로 다루는 뉴스 이면에는 뿌리 깊은 인종차별이 도사린다. 타 민족이 끼어들 틈 없는 굳건한 피의 철옹성. 이민자들에게는 참으로 무서운 그들만의 세상이다. 오죽하면 UN까지 나서 '단일민족'을 표방하는 한국에 경고메시지를 보냈을까(2007년).

지금 단일민족 콤플렉스는 어느 때보다 위험천만하다. 이민족, 특히 백인을 제외한 유색인을 배척하는 이런 문화는 역사적 출산율(0.9명)을 고려하면 섬뜩하기까지 하다.

2006년부터 역대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대책으로 쏟아부은 돈이 269조원이다. 그런데도 출산율이 0명대라는 건 이 문제가 돈으로 해결될 성격이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이제 남은 거의 유일한 카드는 외부로부터 인구를 끌어들이는 방법뿐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역대 어느 정부도 이민자 친화 정책을 주요 아젠다로 설정한 적이 없다. 인구 증가의 한 방법으로서 이 정책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거나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했거나, 그것도 아니면 '이민족으로 채워진 대한민국'을 상상조차 하기 싫었거나, 셋 중 하나다. 공직자, 정치인을 통틀어 이민자에 대해 목소리를 낸 사람이 이자스민 전 의원 뿐이라는 건 우연한 일이 아니다.

사실 지금껏 우리나라의 이민정책 이슈는 이민현상에서 비롯된 사회적 부작용 대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이규용: 한국의 이민정책 쟁점과 과제).

국적 취득을 보다 쉽게 해준다거나 체류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찾아내 손질하는 식의 기술적 조치가 시행된다고 해도 한국적 상황에서 국적 취득은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부끄럼 없이 이들을 차별적으로 바라보는 시민, 눈곱만큼의 죄의식 없이 이자스민 전 의원에게 악플을 다는 이들이 다수인 사회에 내 자식이 살게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선택해야 한다. 계속해서 효과 없는 출산장려에 수백조원 예산을 퍼부을 것인지, 이민자 인식 전환을 위한 국가적 캠페인을 벌일 것인지.
[우보세]이자스민과 단일민족 콤플렉스



오늘의 꿀팁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법률N미디어 네이버TV
KB x MT 부동산 설문조사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