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그 상품 지금 세일합니다" AI가 백화점 바꾼다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AI 로봇 페퍼. 롯데는 내년 4월부터 AI기반 쇼핑시스템을 가동한다./사진=롯데쇼핑

# 4살 아이와 함께 백화점을 방문한 육아맘 A씨. 리셉션에서 유모차를 빌린 그의 휴대폰에 갑자기 백화점 유아동복 매장과 돈까스집 세일정보와 할인쿠폰이 전달된다. 같은 시간 색조 화장품을 보러온 20대 여성 K씨에게도 주요 화장품 매장의 색조제품 할인 이벤트를 알리는 문자메시지가 전달된다. 매장들에도 고객들의 백화점 방문사실이 즉각 판매시스템에 공지돼 매장관리자가 재고확보와 함께 고객 맞이에 나설 채비를 한다. 이는 인공지능(AI) 데이터분석 시스템을 활용하는 새로운 백화점의 모습으로, 롯데백화점이 업계 처음으로 시도중이다.

롯데백화점은 방대한 고객 구매데이터를 분석해 '공유형 디지털AI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내년 4월 오픈예정인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앞으로 롯데백화점 입점 브랜드들이 직접 영업활동에 필요한 대상 고객을 선정하고 문자 광고 혹은 DM(다이렉트 메일)을 발송 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도 입점 브랜드들이 롯데백화점의 데이터를 활용해 자체적인 광고 등 영업활동을 진행했다. 다만 시간이 많이 걸렸다. 데이터 담당자에게 대상 고객 선정을 요청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실시간 활용은 어려웠다. 반면 디지털 AI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즉각 발송이 가능해 시의성 마케팅은 물론 개별 브랜드의 의도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디지털 AI 플랫폼은 오프라인 매장과 공식 온라인 쇼핑몰인 엘롯데 애플리케이션의 거래 및 상품검색 행동데이터 등 총 17개의 고객 연관 시스템을 종합해 인공지능이 분석한 데이터를 활용한다. 실시간 데이터와 연동돼 매장방문 고객을 인식하고 해당 브랜드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연결해 즉각 광고가 가능하다.

가령 유아동반 고객이 유모차를 대여하면 플랫폼이 '고객 활동 예측’을 수행해 해당 데이터를 즉각 유아동 매장에 연동하는 식이다. 또, 날씨와 트렌드, 색상 등 영업에 참고할 외부 제휴 데이터를 딥러닝 수준의 알고리듬으로 수천개의 변수를 조합 분석해 입점 브랜드 직원들에게 상품 재고와 발주에서 마케팅 대상에 이르기까지 영업에 필요한 사항들을 사전에 준비하도록 돕는다. 과거 구매데이터만 의존하던 방식과 비교하면 큰 혁신이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 10월 바겐세일 기간 7개 화장품 브랜드로 하여금 실제 고객을 대상으로 이 시스템을 테스트한 결과, 기존 무작위 마케팅에 비해 10배 이상 적중률(문자발송 고객이 매장방문 뒤 구매확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전형식 본부장은 “백화점의 광범위한 데이터에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롯데백화점에 입점 브랜드들의 영업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이번 플랫폼 개발을 시작으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롯데백화점이 실현 시키고자 하는 ‘생활 밀착형 플랫폼’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