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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복면에 덮인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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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윤 기자
  • 2019.11.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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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정부의 복면금지법에 반발해 마스크와 방독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시위에 나선 홍콩 시민들. /사진=AFP
홍콩 시위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중국과의 '범죄인 인도 협정(송환법)'을 둘러싼 갈등은 좀처럼 간극을 줄이기 어려워 보인다. 정부의 강경 대응은 풍선효과로 이어져 더 많은 시민을 거리로 이끌고 있다.

실탄과 화염병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복면'이 뜨거운 논란이다. 홍콩 정부는 지난달 5일 시위대 상징인 '검은 마스크'를 벗으라는 긴급규제조례(긴급법)를 발동했다. 시위대는 즉각 반발했고 더 큰 반감으로 이어졌다.

법원은 시위대 손을 들어줬다. 홍콩 고등법원은 지난 18일(현지시각) 복면금지법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취지에서다. 이 법으로 체포된 시위대 360여명의 처우에도 영향을 주게 됐다.

복면은 4년 전 11월 서울 광화문에도 뜨거운 논란거리였다. 당시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시민들이 복면을 쓰고 시위에서 목소리를 내면서다. 박 전 대통령은 시위대를 이슬람 테러조직 IS에 비유하면서 오히려 기름을 부었다. 복면 논란은 올해 들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재소환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위헌 논란이 일었다. 헌법재판소는 2003년 집회·시위의 자유로 복장을 제한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집회시위의 본질적인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복면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폐기됐다.

복면시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폭력을 전제한 복장이냐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책이냐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 그렇지만 폭력은 어느 쪽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시위대의 과도한 무력행위는 어느 국가에서도 인정받을 수 없다. 경찰 등 정부도 마찬가지다. 누가 먼저인지를 따질 것도 없다.

중요한 건 복면이 아니다. 복면 뒤에서 소리치는 시민들의 목소리다. 복면을 벗기기 위한 무력은 오히려 역효과만 낼 뿐이다. 4년 전 11월 광화문에서 그랬다. 홍콩 시위대의 검은 마스크 뒤에 감춰진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기자수첩]복면에 덮인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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