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주식 미신고 혐의' 이웅열, 항소심 구형 '징역1년·집행유예 2년'(종합2)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상속 주식 차명 보유 및 허위 신고 혐의 관련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항소심 1회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상속주식을 차명 보유하고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양형부당으로 항소했다는 점에서 첫 공판인 이날 재판에서 변론절차를 모두 마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이근수 부장판사)는 20일 오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의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재판부를 향해 "피고인이 22회에 걸쳐 차명주식을 매도매입하는 등 범행횟수가 잦다는 점을 고려해달라. (상속 주식을) 철저히 숨겨 허위공시하고 양도소득세를 면탈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한 범행"이라며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 벌금 5000만원을 구형했다. 지난 5월 결심공판 구형과 동일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과 이 전 회장측은 '대량보유 보고제도'의 취지를 두고 서로 달리 해석하며 '양형 공방'을 벌였다.


검찰 측은 "대량보유 보고제도는 대주주의 부당한 미공개정보 이용을 차단한다는 취지"라며 "동종사안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경우 1억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이는 당시 법정형 최고형으로 (이 전 회장 혐의와) 같은 유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전 회장 측 변호인은 "대량보유 보고 제도의 취지는 누군가가 경영진 몰래 대량으로 은밀히 취득하는 것을 막는 등 경영권 방어 취지가 강하다"면서 "원심에서도 피고인에게 이를 유리하게 해석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대량보유 보고 의무 제도는 기존 경영진의 방어권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데 피고인이 기존 경영진에 속해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한 바 있다.

다만 이 전 회장측은 공소사실은 전부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검찰이 이번 사건의 경위를 일방적으로 왜곡했다며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주식을 순차 매매해 법 위반 횟수가 늘어난 것이니 불리한 양형으로 볼 수 없다"며 "세금 면탈의 목적도 없었고, 피고인의 범행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이 왜곡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회장은 최후 변론에서 "이번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며 "그룹 회장이 아닌 자연인으로서 다시 한번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선고 기일은 12월 20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