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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든 韓대학생'…中 SNS서 얼굴 보고 마주치면 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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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엽 인턴
  • 2019.11.2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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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지지' 한중 대학생 갈등 심화, 고소·신상털기도 횡행…한국외대 대자보 부착 제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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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가칭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이라는 단체는 18일 "경찰 민원 포털에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 벽보·현수막을 훼손한 전남대 중국인 유학생들을 재물손괴 혐의로 처벌해달라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4일~16일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인문대 쪽문 주변에 붙은 대자보가 찢긴 모습./사진=뉴시스
최근 홍콩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시위와 경찰의 진압 상황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학가에도 '홍콩지지 대자보'를 둘러싼 한-중 대학생들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전국의 대학가에서 대자보 훼손이 일어나고 있고, 도를 넘은 신상털기도 진행돼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대사관·외교부 등은 '당연한 일', '애국 열정' 등의 표현을 쓰며 옹호하고 있고 갈등이 불거진 대학 측은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한국외대 측은 외부단체의 대자보 부착을 제한하는 식으로 대처하기도 했다.


전국 대학서 일어나는 대자보 갈등, 고소·신상털기까지


홍콩시위 대자보를 둘러싼 한-중 대학생들간의 갈등은 전국의 대학교에서 나타나고 있다. 처음에는 한국 대학생들이 캠퍼스 내에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를 붙이면 중국 유학생들이 대자보를 찢거나 낙서를 하는 식으로 반발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은 물리적 충돌을 넘어 물리적 충동, 고소·고발, 신상 털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에 설치한 '레논 벽'이 훼손돼 있다./사진=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페이스북
서울대에 설치한 '레논 벽'이 훼손돼 있다./사진=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페이스북

20일 서울대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학생모임)은 관악경찰서에 교내 '레논 벽' 훼손 사건을 수사해달라며 고소장(재물손괴 혐의)을 제출했다. 학생모임이 교내에 설치한 레논 벽은 18일 찢긴 채로 발견됐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국내 대학들의 홍콩 시위 대자보 철거 움직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중국 SNS 웨이보에 홍콩시위 지지 대자보를 든 한양대 학생의 얼굴이 노출됐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중국 SNS 웨이보에 홍콩시위 지지 대자보를 든 한양대 학생의 얼굴이 노출됐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13일 중국의 SNS 웨이보에는 대자보를 들고 있는 한양대 재학생의 신상이 공개됐다. 일부 중국 유학생들은 한양대에서 "우리가 학교에 돈을 더 많이 낸다"며 대자보를 지키는 학생들에게 동전을 던지기도 했다. 웨이보를 통해 얼굴과 신상이 노출된 해당 학생은 이후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길거리에서도 동전을 맞고 협박을 들어야 했다.

지난 15일 한국외대 인문관 게시판에 붙은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학생의 사진과 욕설이 담긴 글./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15일 한국외대 인문관 게시판에 붙은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학생의 사진과 욕설이 담긴 글./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도를 넘은 신상 털기는 한국외대에서도 발생했다. 지난 15일 한국외대 인문관 게시판에는 홍콩지지 대자보를 붙이던 학생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된 사진이 붙었다. 해당 사진 옆에는 "나는 기생충 같은 화냥년이야", "나는 정신병원에서 나온 정신병이야" 등 입에 담기 힘든 말들이 적혀 있었다.


광주 전남대학교 인문대 쪽문 담장에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 등이 나붙자 중국 유학생들이 이를 떼어낸 뒤 자신들의 메시지를 붙여놓은 모습./사진=뉴스1
광주 전남대학교 인문대 쪽문 담장에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 등이 나붙자 중국 유학생들이 이를 떼어낸 뒤 자신들의 메시지를 붙여놓은 모습./사진=뉴스1

이 밖에 대자보를 둘러싼 크고 작은 갈등은 전국 10개가 넘는 대학교에서 일어났다. 지난 19일엔 명지대, 15일 동국대에서 대자보를 훼손하려는 중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들 간의 갈등으로 경찰이 출동했고, 19일에는 세종대에 붙은 대자보가 중국 유학생들에게 3차례에 걸쳐 훼손됐다. 대자보를 훼손한 중국인 유학생들은 "독도는 일본영토"라고 대자보 위에 쓰기도 했다. 18일에는 전남대에서 '벽보를 지켰던 시민들'이라는 가칭의 단체가 전남대 중국인 유학생들을 재물손괴 혐의로 신고했다. 중국 유학생들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를 떼고 "우리나라 일에 참견하지 마십시오", "One China(하나의 중국)" 등의 메모를 붙여 놓았다.



中 대사관·외교부 측 "당연한 일", "애국 열정으로 봐달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등 청년단체 회원들이 19일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청년 기자회견'을 마친 뒤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우리는 홍콩 항쟁을 지지한다"면서 "시진핑 중국 정부와 홍콩 당국은 홍콩 항쟁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사진=뉴스1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등 청년단체 회원들이 19일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학생·청년 기자회견'을 마친 뒤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우리는 홍콩 항쟁을 지지한다"면서 "시진핑 중국 정부와 홍콩 당국은 홍콩 항쟁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사진=뉴스1


중국대사관과 외교부 측에선 에선 이러한 중국인 유학생들의 대자보 훼손 등의 행위를 '당연한 일', '애국 열정'이라 옹호하고 있다.

한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지난 15일 "중국의 청년 학생들이 중국의 주권을 해치고 사실을 왜곡하는 언행에 분노와 반대를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이라 명시했다. 이어 "몇 개월 동안 홍콩 일부 세력은 계속 폭력을 사용하여 문제를 일으키고 공공시설을 부수고 태우며 무차별적으로 평범한 시민에게 해를 가했다"며 "폭력을 중지시키고 혼란을 통제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은 현재 홍콩의 가장 시급한 임무"라고 언급하며 홍콩 민주 항쟁에 대한 무력 진압을 정당화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주한 중국대사관 성명에 대해 "해석하는 태도에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외국에 나가 있는 중국인과 중국인 유학생들은 홍콩의 현재 상황에 대한 우려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들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바람과 국가 주권을 보호하겠다는 결의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국가를 분열시키고 중국의 이미지를 흐리는 언행에 분노와 반대를 표현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해외 중국 시민들이 이성적으로 애국 열정을 표현하고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데 주의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손 놓은 대학 측, 한국외대는 기존 대자보 철거하며 "외부단체 대자보 제한"



한국외대는 19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캠퍼스 내 게시판에 붙은 홍콩시위 지지 대자보들 중 외부단체 이름의 대자보들을 모두 철거하고 외부단체 명의의 대자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안내문을 부착했다./사진=뉴스1
한국외대는 19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캠퍼스 내 게시판에 붙은 홍콩시위 지지 대자보들 중 외부단체 이름의 대자보들을 모두 철거하고 외부단체 명의의 대자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안내문을 부착했다./사진=뉴스1

이렇게 대학가에서 한-중 학생들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데 정작 대학 측은 사태에 대해 관망하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외대 측은 외부단체의 홍콩지지 대자보 부착을 제한하는 쪽으로 개입했다. 한국외대는 1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캠퍼스 내 게시판에 붙은 홍콩시위 관련 대자보들 중 외부단체 이름의 대자보들을 모두 철거하고 그 자리에 "불미스러운 상황들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단체의 홍콩 시위 관련 대자보 부착 및 관련 활동을 제한할 것을 안내드린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했다.

안내문에는 "최근 홍콩시위와 관련해서 교내에서 많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무분별하고 자극적인 대자보와 유인물 부착으로 갈등이 악화하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와 개개인의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학교는 우선적으로 학내 구성원들의 안전을 지키고 면학 분위기를 유지해야 한다"며 "무책임한 의사표현으로 학내가 혼란에 빠지고 질서가 훼손된다면 학교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적혀 있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대학생 연합체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에서 여러 대학가에 설치한 대자보도 철거된 상태다. 이에 해당 단체 측은 '입을 막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교내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심히 유감스러운 행태"라며 비판했다.

이들은 한국외대가 학생모임을 외부단체로 간주하는 것에 "레넌월 양식은 학생모임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적으로 올라와 있고 이를 보고 레넌월들이 자발적으로 생겨나고 있다"며 "이를 외부 단체의 행동이라고 여기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며, 만일 다른 학교 학생이 붙였다고 판단하려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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