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TV 시장서 깜짝돌풍 그친 中 TCL…"삼성·LG 천하"

한국 TV 업체들이 올해 3분기 TV 시장 최대 격전지인 북미 시장에서 역대급 선전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삼성전자를 추월한 TCL을 비롯해 중국 업체들의 위세는 급격히 꺾이고 있다. 중국의 물량공세에도 초격차 기술력으로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높인 결과란 평가다.


2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와 LG전자 (91,200원 ▼1,400 -1.51%) 등 한국 업체들의 수량 기준 시장 점유율은 43%로 중국(18.3%)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북미 시장에서 한국 TV 업체들의 수량 기준 점유율은 올해 1분기 34%, 2분기 33.5%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 1분기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특히 올 1분기엔 중국 TV 업체들의 점유율이 32.6%로 한국(34%)을 턱밑까지 추격했으나 격차가 다시 큰 폭으로 벌어지는 추세다.

매출액 기준 점유율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올해 3분기 북미 TV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6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이후 한국 업체들의 북미 시장 점유율이 60%를 웃돈 것은 처음이다. 일본(12,5%)이 뒤를 이었으며, 중국(10%)은 3위에 머물렀다.

이는 올 초 '반짝 돌풍'을 일으켰던 중국 TCL의 하락세와 관련이 깊다. 올 1분기 북미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수량 기준 점유율은 21.8%로 TCL(26.2%)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삼성전자로서는 2006년 소니로부터 1위 타이틀을 넘겨받은 후 13년 만의 일로,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TCL은 이후 북미 TV 시장 점유율이 2분기 16.3%, 3분기 10.9%로 지속 하락하며 거품이 빠지고 있다. 올 3분기엔 미국 비지오가 점유율 2위(16.5%)로 복귀했다.

업계 관계자는 "TCL이 미중 무역분쟁을 앞두고 관세 인상을 우려해 북미 유통점에 출하량을 급격히 늘렸다가 실제 판매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니 출하량을 줄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TCL을 비롯해 중국 TV 업체들이 인도 등 일부 신흥국을 제외한 전반적인 프리미엄 시장에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미 TV 시장은 규모로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이지만 가장 많은 브랜드가 총집합해 경쟁을 벌이는 격전지로, TV 시장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초대형 등 프리미엄 모델이 각광을 받는 한편 높은 가격 경쟁력 또한 요구된다.

전세계 TV 시장에서도 한국 업체들은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 3분기 매출액 기준 전세계 TV 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46.2%로 중국(23.2%)의 두 배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QLED TV, LG전자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가 전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데 따른 것이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30.3%의 점유율로 두 분기 연속 30%를 웃돌았다.

수량 기준 점유율은 중저가 시장에서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영향으로 분기마다 엎치락뒤치락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단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잠재적 위협이 맞지만 현재로서는 독자적인 기술력이나 기획력 등에서 한국과 격차가 크고 프리미엄 시장 진입에도 한계를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며 "프리미엄 주도권 강화를 통한 시장 지배력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