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폭언' 이장한 종근당 회장, 항소심도 '집행유예'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이장한 종근당 회장.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인 폭언을 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장한 종근당 회장(66)이 항소심 재판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2부는 21일 선고공판에서 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이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폭력치료강의 수강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한 바 있다. 수강명령과 사회봉사 명령이 빠진 셈이다.

재판부는 이날 "피해자에 대한 범행은 피해자로 하여금 버스전용차로 위반 등을 강요한 것이므로 여러개의 구속요건을 충족한다. 형법상 상상적 경합범에 있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형법 40조(상상적 경함범)에 따르면 1개의 행위가 수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돼 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고 피해자들이 심리적·정서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겪었다. 또 그룹을 총괄하는 회장으로서 사회적·경제적 책임을 져야하는 위치에도 오히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상대적 약자인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택시를 이용해 출퇴근 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했고 처벌을 원치 않고 있다는 점, 일부 피해자가 선처를 적극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회장은 2013년 6월부터 4년간 운전기사 6명에게 폭언을 하며 불법운전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들 6명이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고, 이 회장의 언행으로 인해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여러 차례 적발됐다고 보고 강요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피해를 신고한 운전기사 중 2명은 지난해 8월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이 회장은 폭언을 한 사실이 없다"며 진술을 뒤집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에게 징역 8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