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인텔, 소프트뱅크 산하 '특허괴물' 제소…"반독점법 위반"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사진=AFP

애플과 인텔이 소프트뱅크 산하 자산운용사 포트리스를 상대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인텔과 애플은 포트리스가 특허권을 사들여 IT기업들을 제소하는 행위가 독점금지법에 위반된다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소장을 제출했다. 포트리스는 지난 2017년 일본 소프트뱅크가 33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기업이다.

양사는 제소장을 통해 "포트리스는 효율성을 증진시키기보다 (특허권) 사재기를 통해 이를 약화시키고 있다"면서 "딱히 쓸모없는 특허를 사들여 전 업계에 (사실상) 세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이는 가격을 올리고 생산량을 줄여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기기를 생산하지도 않는 포트리스가 오로지 소송을 목적으로 특허권을 사들이고 있으며 이는 업계 경쟁을 저해해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반독점법 위반 행위라는 지적이다. 제소장에 따르면 포트리스 관련 기업들이 애플을 상대로 최소 25건의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들은 배상금으로 26억~51억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이 기업들 중에는 올해 초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등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특허괴물' 유니록도 포함됐다. 애플은 제소장에서 "유니록은 아이폰 대당 1.41~2.75달러어치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애플이 삼성을 대상으로 특허 소송을 진행할 당시 제시한 액수를 그대로 베낀 것"이라면서 "정확한 액수도 아닌 거짓"이라고 비판했다.

애플은 그러면서 "애플은 소송비용으로 경제적 피해를 봤으며, 혁신에 투자할 자원을 계속되는 번거로운 소송에 할애해야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당초 인텔은 지난달 포트리스를 상대로 비슷한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가 이를 취하했다. 이번에는 공동원고로 애플이 함께하면서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포트리스와 소프트뱅크 측은 아직까지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포트리스는 지난달 인텔이 소송을 제기하자 "우리의 사업에 대해 (정당하다는) 확신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