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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의 나라에서 스타트업 요람으로…연 4000개사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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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스포(핀란드)=김근희 기자
  • 2019.11.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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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스타트업 리포트]①정부·연구소·대학 촘촘한 창업생태계 강점…작년 투자액 6250억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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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VTT 기술 연구소 센터에서 개발한 제품들을 VTT 직원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근희 기자
헬싱키 시내에서 차로 약 30분을 달려 에스포에 있는 핀란드 VTT 기술 연구소 센터(VTT Technical Research Center of Finland)에 도착했다. 연구소 건물에 들어서자 플라스틱 봉지, 헤드셋, 청바지, 일회용 접시 등 발명품이 전시돼 있었다. 발명품치고 평범해 보였으나 가까이서 보니 전시품들은 플라스틱과 섬유가 아닌 나무 등 친환경 물질로 만든 제품들이었다.

VTT 직원은 "전시된 제품들 대부분은 VTT에서 스핀오프한 스타트업이 만든 것"이라며 "VTT는 기술 상용화를 위해 연구원들의 창업을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기술부터 사업까지 스타트업 키워주는 핀란드= 북유럽 최대 공공연구기관인 VTT는 핀란드 스타트업의 기술 파트너다. 스타트업이 의뢰하면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주고, 연구소 내 연구원들의 창업도 독려한다. 최근 업계의 주목을 받는 스타트업인 인피너티드 파이버(Infinited Fiber Company)도 VTT에서 2016년 스핀오프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폐기섬유, 종이 등을 재활용해 친환경 섬유를 만드는데 지난 4월 H&M으로부터 370만유로(약 48억원)을 투자받고, 파트너십을 맺었다.
핀란드 VTT 기술 연구소 센터 기술로 개발한 친환경 청바지/사진=김근희 기자
핀란드 VTT 기술 연구소 센터 기술로 개발한 친환경 청바지/사진=김근희 기자

VTT가 스타트업의 기술을 책임진다면 차로 2분 거리에 있는 알토 대학교(Aalto University)는 스타트업의 시작을 책임지는 곳이다. 2000년에 설립된 알토대는 역사는 짧지만, 세계적인 스타트업 허브로 손꼽힌다. 핀란드 대표 액셀러레이터인 '스타트업 사우나'도 이곳에서 생겼다. 알토대 스타트업 센터와 이노베이션 서비스를 통해 스타트업 800개가 설립됐다. 이중 80%는 설립 10년 후에도 살아남은 업체들이다. 지난 6년간 창업 교육 과정인 알토 벤처 프로그램(AVP)을 이수한 학생은 3700명이 넘는다.

핀란드 정부는 스타트업 진흥기관인 비즈니스 핀란드를 통해 스타트업이 살아남을 수 있게 도와준다. 비즈니스 핀란드는 투자유치, 제품 개발, 사업모델 개발 등을 담당한다. 스타트업에 일시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해주고, 스타트업의 사업모델과 콘셉트 등을 시험해본 뒤 간 단계별로 투자를 유치하거나 사업화를 돕는다.

마르조 일마리(Marjo Ilmari) 비즈니스 핀란드 전무는 "핀란드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이를 성장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나라"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사우나/사진=김근희 기자
스타트업 사우나/사진=김근희 기자


◇ 노키아 몰락, 스타트업으로 극복= 연구소, 대학, 정부 등으로 짜인 생태계 덕분에 매년 4000개의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300~400개는 3년 이상 생존한다. 핀란드는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하다. 벤처캐피탈, 핀란드비즈니스엔젤네트워크(FiBAN), 핀란드산업투자청(Tesi) 등 투자사들은 지속해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핀란드 벤처와 스타트업 전체 투자액은 4억7900만유로(약 625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중 해외투자는 2억9100만유로(약 3791억원)로 전체 투자의 60.8%를 차지했다.

그러나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핀란드는 스타트업이 아닌 대기업 노키아에 의해 돌아가는 국가였다. 노키아는 한때 전 세계 휴대폰 판매량 1위를 기록했고, 핀란드 국가총생산(GDP)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7년부터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고꾸라졌고, 2015년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실직자들도 늘어갔다.

핀란드 정부는 노키아 퇴직자들에게 창업을 독려해 위기를 타파하려 했다. 이후 로비오, 슈퍼셀 등이 각각 게임 '앵그리버드'와 '클래시 오브 클랜' 등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글렌 가센(Glenn Gassen) 에스포 이노베이션 가든 상무는 "노키아가 위기를 겪으면서 핀란드 사회의 의식이 바뀌었고, 스타트업 붐이 일어나는 계기가 됐다"며 "노키아 출신 직원, 학생들을 주축으로 스타트업 창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핀란드 벤처캐피털(VC) 투자규모/사진=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핀란드 벤처캐피털(VC) 투자규모/사진=정보통신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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