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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어려울수록 근본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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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영운 농협중앙회구례교육원 교수
  • 2019.11.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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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구례교육원 교수 / 사진제공=운
농협중앙회구례교육원 교수 / 사진제공=운
산업혁명의 기술 발전 속도는 가히 눈부시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와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결합하면서 다양한 변주를 빚어내고 있다. 농업 분야라고 예외가 아니다.

스마트 팜(Smart Farm)의 도입과 확대로 농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다. 절대적 생산요소로 여겨졌던 농지의 경계는 이미 허물어졌다. 태양광도 필요 없다. 서울지하철 7호선 상도역 지하 1층에서는 이미 다양한 채소가 재배돼 팔리고 있다.

긴 이랑을 따라 자라던 인삼은 이제 공중에서 수직으로 자란다. 축사에는 동물 건강상태까지 꼼꼼히 체크해 급여량을 조절하는 로봇이 등장했다. 사람보다 더 살뜰히 가축을 돌보고 있다. 심지어 3D 프린터로 육류를 생산하는 실험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끊임없는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역사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의 변화는 글자 그대로 혁명(革命)이다. 어느 산업분야보다 노동력의 비중이 컸던 농업에서 노동력 절감을 넘어 노동력 그 자체가 요구되지 않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2016년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 팜 도입농가 226호에서 생산량이 27.9%로 증가한 반면 노동력은 15.9%나 절감됐다. 병해충 감소율도 53.7%를 기록했다. 스마트 팜 도입의 생산성 증대 효과가 입증되니 정부에서는 스마트 팜을 적극적으로 지원 육성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대응한 안정적인 식량 생산과 공급을 스마트 팜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 팜이 농업 생산에 혁명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그 뒤로 깔린 긴 그림자도 생각해야 한다. 농업을 산업적 측면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과, 그들의 삶의 공간인 농촌을 분리해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 팜을 비롯한 막대한 자본이 투하되는 농업생산방식이 비록 국민에게 공급되어야 할 칼로리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농업 그 자체가 지닌 공익적 기능은 중소농이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스마트 팜 확대로 생산물량과 가격에서 경쟁을 할 수 없는 중소농이 농업을 포기하다면 농촌의 공동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그 결과는 참담할 것이다. 농업과 농촌이 그동안 국민에게 대가없이 제공해 왔던 환경과 수자원의 보호, 생태계의 보존, 아름다운 경관과 전통 문화 전승 등 공익적 기능은 상실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8년 국민의식조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도시민의 72.2%가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긍정적 답변을 하고 있다.

때마침 정부는 쌀 생산 중심 직불제를 공익형 직불제로 통합해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그 지급 조건과 대상자 선정이 까다롭거나 지급액을 낮게 설정한다면 그 효과는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다. 선별적, 시혜적 접근이 아닌 농촌이 곧 국민 모두의 생명이라는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어려울수록 근본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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