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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문제유출' 2심, 10개 학교 3년 성적 분석해 "유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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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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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도 힘든데 쌍둥이 성적 동시 급상승…외부요인 개입" 법원 "교육신뢰도 떨어뜨려"…징역 3년으로 6개월 감형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김규빈 기자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 2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5.2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 2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5.2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김규빈 기자 =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 정답을 알려준 혐의로 기소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에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유죄가 인정됐다. 다만 형량이 1심의 3년6개월에서 6개월 감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이관용)는 22일 오후 2시40분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모씨에게 징역 3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현씨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현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재판부는 교육열이 높은 서울 대치동과 목동, 중계동의 고등학교 10여곳의 15년에서 17년까지 3년 동안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을 조회해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재판부는 "400명 중 50등 학생이 1등에서 5등까지 오른 경우를 찾아봤는데 전체 1등까지 성적이 오른 예는 단 한 건도 없었다"며 "한 학교에서만 전체 2등까지 오른 사례 한 건만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명도 힘든데 하물며 쌍둥이가 동시에 함께 같은 기간에 성적이 급상승해 1년 만에 2등과 큰 점수 차이로 압도적인 1등을 한다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라며 "딸들이 석차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는 것이 뒷받침 되지 않은 이상 외부적 요인이 개입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지적했다.

아무런 풀이과정 없이 어려운 수학·물리 문제 정답을 적은 것에 대해 현씨 측은 "머리 좋은 딸이 공부를 많이 하다보면 암산 등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실수를 거듭하는 학생이 그 많은 물리시험과 수학 문제에서 암산과 거듭된 반복 훈련을 통해 정답을 거의 한 두번의 실수도 없이 맞힌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시험을 앞두고 야근과 주말 근무를 하면서도 초과근무를 신청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피고인은 대부분 교무부장으로 일을 할 때 초과근무를 신청했는데, 시험을 앞둔 주말과 야근 때는 대장에 기재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금고를 여는 장면이 CCTV에 찍히거나 목격자가 있었던 것은 아니나, 모든 간접 사실들을 종합했을 때 피고인이 답안지를 입수해 딸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감형 이유로 피고인이 실형 선고로 구금됨으로 부인이 세 자녀와 고령의 노모를 부양하는 점과 쌍둥이 자매가 형사재판을 받는 점 등을 들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딸들과 공모해 5회에 걸쳐 시험 업무를 방해한 것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누구보다 학생 신뢰에 부응해야할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제자들의 노력을 헛되이 하는 등 죄질이 심히 불량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으로 숙명여고 업무를 방해한 것을 넘어서 우리나라 전체의 교육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며 "피고인은 항소심에서까지 전혀 범행을 뉘우치지 않아 실형을 선고함에 마땅하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자신의 딸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교무부장직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는 것에 대해 물었지만, 학교 측은 어떠한 문제의식 없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비뚤어진 부정으로 인해 금단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범죄를 저질렀지만, 우발적으로 범행을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씨는 숙명여고에서 교무부장으로 재직하며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2018년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5차례 교내 정기고사에서 시험관련 업무를 총괄하며 알아낸 답안을 재학생인 쌍둥이 자녀에게 알려주고 응시하게 해 학교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1학년 1학기때 각각 문과 121등, 이과 59등이었던 쌍둥이 자매는 2학기에는 문과 5등, 이과 2등으로 성적이 크게 올랐고, 2학년 1학기에는 문과와 이과에서 각각 1등을 차지하는 급격한 성적 상승을 보여 문제유출 의혹의 대상이 됐다. 이들은 경찰 수사가 발표된 지난해 12월 퇴학처분을 받았다.

1심에서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했고, 법원은 검찰의 구형량의 절반인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 판결에 불복한 양측 모두 항소했다.

쌍둥이 딸들의 경우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됐다가 '형사처분이 필요하다'는 서울가정법원의 판단에 따라 검찰로 돌아갔다. 자매들은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쌍둥이 자매도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가운데 변호인은 현씨의 2심 결과를 지켜본 뒤 쌍둥이 자매의 재판절차 진행을 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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