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연루' 이재용 "수동적 행위" vs 특검 "승계작업 위해 뇌물"(종합)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뇌물공여 등 파기환송심 2회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19.11.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특검 측이 22일 열린 파기환송심 두 번째 재판에서 열띤 공방을 벌였다.

특검 측은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무리하게 추진했고, 합병 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마필 3마리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등이 '대통령의 거절할 수 없는 요구'로 이뤄진 수동적인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이날 이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2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기일에는 유무죄 판단을 위한 심리기일로 진행됐다.

특검은 "최씨의 대법원 판결에 나오듯 승계작업은 이 부회장이 최소한의 개인자금을 이용해 삼성전자 생명의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를 목표로 한 것"이라며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 합병을 통해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지배 구조를 구축했다. 이 합병은 매우 중요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무리해 추진하다 보니 이 합병이 무리없이 잘 이뤄져야 하는 게 가장 필요했다"며 "그래서 부정한 청탁이 필요했다. 두 회사의 합병은 사후적으로 문제 발생이 가능했기 때문에 부정한 청탁을 할 필요성이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또 현재 검찰에서 수사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된 자료를 입증자료로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 회장 측은 유무죄를 적극 다투지 않으면서 마필 3마리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 지원 등이 "거절할 수 없는 대통령의 요구 때문"에 이뤄진 수동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은 "삼성이 왜 영재센터를 지원했냐에 대해 설명해보자면 사실상 거절할 수 없는 대통령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의 요청은 유불리를 따져가며 수락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기 어렵고 특히 공익적 명분을 갖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거절이 어렵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와의 관계를 알지 못한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단지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들이 만든 영재육성 센터를 지원해달라고 해서 센터를 지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승마지원에 관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깊이 사과를 드린다"며 "다만 승마지원은 전형적인 수동적 공여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부회장 측은 12월6일 진행되는 양형심리를 위한 공판기일에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김화진 서울대 로스쿨 교수, 미국 코닝사의 웬델 윅스 회장 등 3인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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