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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문재인 정부의 금융인사 자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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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면 본지 대표
  • 2019.11.2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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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와 이명박·박근혜정부를 비교할 때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금융권 인사와 관련해서다. 보수 정권에서는 이상득 최경환 같은 정권 실세들이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인사에 개입하는 사례가 많았다. 또 이명박정부의 경우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강만수 어윤대 이팔성 김승유 이른바 ‘4대 천왕’이 금융권을 지배했다. 박근혜정부에서도 ‘박근혜표 은행장’이라 할 만한 사람이 여럿 있었다. 권선주(IBK기업은행) 이건호(KB국민은행) 홍기택(KDB산업은행) 이덕훈(수출입은행)등이다.
 
이에 비해 문재인정부에서는 4대 천왕도 없고, ‘문재인표 은행장’이라 할 만한 사람도 없다.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조차 이헌재씨가 금융위원장과 경제부총리를 맡아 금융권 인사를 좌지우지했고 ‘이헌재사단’을 형성할 정도로 인사개입이 많았던 것과 비교해서도 이례적이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정부에서 금융인사 자율화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그럼에도 반환점을 돈 문재인정부가 남은 2년여 동안에도 자율화를 보장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이르다. 정치권력은 늘 금융권 인사개입 유혹에 시달린다. 현실적으로 정권 말기로 갈수록 챙겨줘야 할 사람도 몰린다.
 
연말이 되고 새해가 다가오면서 연례행사처럼 금융권 인사시즌이 시작됐다. 올해 말과 내년 초에 집중될 인사와 관련, 자율화의 시금석이 될 만하고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 몇 있다.
 
우선 기업은행이다. 김도진 행장은 박근혜정부가 끝나는 시점에 임명돼 취임 초기에는 거취를 두고 설왕설래했지만 임기를 채웠을 뿐 아니라 좋은 경영성과로 마무리하고 있다.
 
후임 행장에 여러 명의 전·현직 금융관료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국책은행임에도 시중은행들과 경쟁해야 하는 기업은행의 특성이나 조준희-권선주-김도진으로 이어온 내부 출신 은행장들의 뛰어난 경영성과를 감안하면 관료보다는 이번에도 내부 출신을 선택하는 게 옳다. 우선 행내에는 행장자격을 갖춘 부행장들이 있고 아니면 계열사 사장 중에서도 가능할 것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3조원 넘는 순익 시현과 생보사 부동산신탁 등의 인수·합병 성과를 감안하면 유임에 문제가 없지만 은행장 재직 시 채용비리와 관련한 재판이 걸림돌이다. 같은 채용비리로 기소된 함영주 전 KEB하나은행장은 지난 2월 금융감독원의 부정적 입장표명으로 연임을 포기했다.
 
조용병 회장의 경우 최종심 선고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고 내부 규정상 결격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임 여부는 금융당국이 판단할 일은 아니다. 넓게 보면 시장이, 좁게 보면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회장추천위원회가 결정하면 된다. 신한금융이 내부적으로 아직도 ‘신한 사태’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조직안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은행장은 회장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 지주사체제를 안착시켰고 경영성과도 좋은데 최근 DLF(파생결합펀드) 불완전 판매에 따른 관리책임 논란이 굳이 부담이라면 부담이다.
 
우리금융 회장이나 우리은행장 인사는 정부가 예보를 통해 18%의 지분을 갖는 1대주주지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키움증권 등 과점주주들에게 지분을 팔 때 임종룡 당시 금융위원장이 인사 등 경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약속대로 지금까지 과점주주 결정에 맡기고 따라왔다. 이번에도 이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군사정권에서 벗어나 민주화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금융인사 자율화는 보수·진보정권 가릴 것 없이 별 진전이 없었다. 문재인정부는 과연 전정권들과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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