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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일자리 대량소멸과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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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기용 산업1부장
  • 2019.11.2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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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영화감독, 연예인, 목수, 배관공…' 인공지능(AI), 로봇, 무인자동차로 무장한 4차산업혁명에도 살아남을 것으로 꼽히는 직업군이다.

인간의 감정과 창조성은 AI가 넘볼 수 없는 영역인 만큼 예술가 집단은 최후까지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로봇이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의 몸이 필요한 일부 서비스업도 마찬가지다. 나무를 깎는 목수, 집을 고치는 배관공과 미장이를 대신하는 로봇은 쉽사리 상상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술 발전은 우리의 예상을 간단히 뛰어넘었다. 최근 셰프봇(Chefbot)이 공개됐다. 패밀리레스토랑에 실전 배치된 이 로봇은 국수를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한다. 손님이 국수코너에서 원하는 재료를 그릇에 담아 건네면 셰프봇이 뜨거운 물에 삶고 육수를 부어 요리를 완성한다. 1분 만에 국수 한 그릇을 조리한다.

아직 단순하고 반복적인 조리 업무만 하지만 조만간 일식집에서 생선초밥을 건네주는 셰프봇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가을이 오면'이라는 제시어에 맞춰 가을 감성 충만한 시를 짓는 AI 작가나 음성, 얼굴이 감쪽같이 사람 같은 AI 아나운서는 이미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임계점을 넘은 AI 진화는 인류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까지 전 세계 일자리의 52%를 기계가 대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work)은 없어지지 않겠지만 일자리(job)는 사라지고 전문직 대부분이 소멸할 것이라는 경고('유엔 미래보고서 2045')가 현실로 다가온다.

이미 우리는 햄버거집 알바생과 고속도로 톨게이트 수납원 일자리를 빼앗은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 하이패스의 영향력을 확인했다. 이보다 더 발전한 AI, 로봇이 본격적으로 위력을 발휘할 때 사회에 미칠 영향은 가늠하기 어렵다.

기술 발전에 맞춰 새로운 일을 찾아낸다면 고용이 오히려 성장할 거라는 낙관론도 있다. 하지만 과거 수차례 산업혁명 시대를 돌아보면 혁명기마다 큰 혼란이 벌어졌던 게 사실이다. 1800년대 초 1차 산업혁명 당시 실업과 이로 인한 생활고를 기계 탓으로 돌리고 기계를 마구잡이로 파괴했던 러다이트 운동(Luddite·신기술 저항운동)이 재연되지 말란 법이 없다.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학제를 개편하고, 규제 완화로 기업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도록 독려해야 한다. 탈락하는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속도를 조절하고, 일자리를 잃거나 위협받는 사람들을 보호할 사회안전망도 구축해야 한다. 정부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고 기업, 학교 등 사회 각계의 힘을 모아야 한다.

노조도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임금과 복지에 집중했는데, 일자리 안정이라는 틀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여론에 밀려 중단된 철도노조 총파업은 노조의 문제점을 보여준다. 철도노조는 조합원 안전을 명분으로 주 30시간 근무를 관철하려 했다. 하지만 정비, 보수에 로봇과 경쟁할 때를 생각한다면 인력 충원과 함께 현재 일자리를 어떻게 지킬지도 고민할 때다.

노조 집행부 선거가 진행 중인 현대자동차도 주목된다. 조합원만 5만 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을 잡기 위한 현장조직간 경쟁이 치열한데, 현대차야말로 4차산업혁명의 거센 흐름 속에 놓여 있다.

가솔린 등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급속히 대체하는 전기차는 부품이 적고, 그만큼 조립인력도 덜 필요하다. 최소 20%, 최대 40%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다. 독일 폭스바겐이 전기차 생산 증가에 맞춰 2023년까지 8000명 감원을 예고했는데, 현대차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노조가 대비 없이 투쟁만 할 경우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대립적 노사문화가 아니라 상호 이해와 협력으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기업도 살고 일자리도 지키는 길이 될 것이다.
[광화문]일자리 대량소멸과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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