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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One]식탁에서 스마트폰만 보던 아이가 달라지는 날

  • 뉴스1 제공
  • 2019.11.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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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 초 전국 아침먹기 행사 열리는 네덜란드 해마다 다른 테마…클래식 음악 들으며 아침 즐겨

(에인트호번=뉴스1) 차현정 통신원[편집자주]정통 민영 뉴스통신사 뉴스1이 세계 구석구석의 모습을 현장감 넘치게 전달하기 위해 해외통신원 코너를 새롭게 기획했습니다. [통신One]은 기존 뉴스1 국제부의 정통한 해외뉴스 분석에 더해 미국과 유럽 등 각국에 포진한 해외 통신원의 '살맛'나는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 현지 매체에서 다룬 좋은 기사 소개, 현지 한인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슈 등을 다양한 형식의 글로 소개합니다.

네덜란드에서는 매년 한주간 '아침먹기' 행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가르친다. © 뉴스1 차현정 통신원
네덜란드에서는 매년 한주간 '아침먹기' 행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가르친다. © 뉴스1 차현정 통신원

(에인트호번=뉴스1) 차현정 통신원 = "평소에는 씹기에 편한 브라운빵(정제된 밀가루로 만든 흰 빵에 갈색을 첨가한 빵)을 잘 먹어요. 그런데 오늘 학교에서 보니 브라운빵보다는 볼콘(잡곡빵)을 먹는 것이 건강에 훨씬 좋대요. 몸에 이로운 영양소가 많이 들어있대요. 앞으로는 되도록 볼콘을 먹으려고요." (이사·Isa·9)

"어린이들은 되도록 지방이 적은 치즈인 30+ 제품을 먹어야 한대요. 집에서 보통 48+ 치즈를 먹기 때문에 몰랐는데, 새로 알게 됐어요."(샘·Sam·11)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암스테르담 콘서트홀에서 아침먹기 행사에 참여하며 남긴 소감이다. 행사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은 음식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고 자신의 식습관을 다시 보는 기회가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네덜란드에서는 매년 11월4일에서 8일 사이가 전국적인 아침먹기 주간이다. 이날 아이들은 각자 자기가 원하는 식기를 집에서 가지고 와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시작했다. 아이들은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라흐마니노프의 변주곡을 들으며 아침을 즐겼다. 빨라지는 피아노 기교에 맞춰 음식을 빨리 씹기 시작했고 흥겨운 왈츠 음악이 나올 때면 서로 웃고 대화했다. 아이들은 교실 탁자에 놓인 건강한 식재료를 직접 만져보고 골라 먹기도 했다. 식사 후에는 우리 몸에 이로운 음식은 어떤 것인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올해 50만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이 아침먹기 행사는 네덜란드의 식문화와 관련이 있다. 다른 유럽 나라들과는 달리 네덜란드는 아침과 점심에 콜드푸드(가열하지 않은 조리 방식)를 먹고 저녁 한 끼만 따뜻한 식사를 한다. 빵을 아침 점심 두 번에 걸쳐 주식으로 먹다 보니, 채소 섭취가 현저히 낮고 그에 비해 우유와 치즈에서 얻는 단백질 함량은 많다.

아침먹기 행사는 이런 식단을 조화롭게 개선하고 아이들에게 건강한 식단 교육을 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매년 한 주와 그해의 주제를 정해서 전국적으로 실시하는데, 올해로 17년이 된 이번 행사에서는 조용하게 아침 먹기, 가족과 대화하며 천천히 식사 시간 즐기기가 주제로 정해졌다. 유명 디제이를 초대해 신나는 아침 식사가 됐던 작년 행사와 대조적이다.

아침먹기 주간을 위해 2750여개 초등학교에서는 1년 전에 미리 등록 신청을 한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스쿨온트바이트(Schoolontbijt)는 식습관 교육 자료 달력을 만들어 각 학교에 배포한다. 어느 계절에는 어떤 제철 채소를 먹는 것이 좋은지, 치즈는 어떤 것을 고르는 것이 아이들에게 적합한지, 흔히 먹는 음료에는 어느 정도의 설탕이 함유되어 있는지 상세하게 그림 자료로 넣어 각 가정에서 걸어 두고 볼 수 있다.

매년 치러지는 이 아침먹기 행사에 학부모들 관심도 높다. 자칫 잔소리로 들릴 법한 채소 많이 먹기, 제철 과일 챙겨먹기를 아이들이 학교에서 미리 배워오고 교육자료까지 집으로 가져오니 가정에서도 훨씬 수월하게 식습관 지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행사를 위해 전국의 빵집과 유통체인 알디(ALDI)가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 행사 시작 몇 달 전부터 건강한 재료로 빵을 만드는 빵집을 미리 선정해 신청을 받는다. 일주일간 아이들에게 빵을 무료로 제공하면 시에서 지정하는 건강 빵집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아이들의 아침 식사에 네덜란드 전역 250개 시청의 시장들도 참여했다. 어떤 시장들은 시청사로 아이들을 초대해 아이들과 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를 즐겼다. 아이들은 시장과 격의 없이 다음 여름 축제에는 어떤 어린이 연극이 상영될지, 부족한 어린이 놀이터는 언제쯤 생길지 묻고 대답하는 시간을 보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네덜란드 아이들은 아침 식사를 완료하는데 평균 19분이 걸린다. 가족 모두 바쁘다는 이유로 아침을 대충 때우거나 거르기 쉽다는 것이다. 아이들 10명 중 7명은 식탁에서 식사를 하지만 10명 중 4명은 TV나 태블릿, 스마트폰을 보며 아침 식사를 한다.

그런 네덜란드 아이들에게 이 행사는 아침 식사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학교와 빵집들은 벌써 내년 행사 등록 신청을 시작했다. 우리도 아이들의 조용하고 건강한 아침 식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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