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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0억 해킹 사고 발생하면 온 나라가 떠들썩할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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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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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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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생각 다른느낌]업비트 해킹 사고로 예견되는 가상자산의 미래

[편집자주] 색다른 시각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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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사이트인 ‘업비트’가 해킹 공격을 받아 이더리움 34만2000개(586억원 가량)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업비트의 이더리움 핫월렛에서 누군가의 지갑으로 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해킹 사고로는 최대 규모다.

이에 대해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유출된 이더리움은 업비트 자산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업비트의 대응은 거래자들의 분노를 샀다. 해킹 사고가 발생하자 급하게 공고를 올렸으나 ‘서버점검에 따른 암호화폐 입출금 일시 중단’이라는 안내였다. 사실을 바로 밝히기보다는 서버점검이라며 숨기기 바빴다. 일부에서는 공고 후에 일부 가상자산 입출금이 발생했다면서 선별적 입출금 중단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가상자산 거래사이트 해킹 사건은 총 8건으로 가상자산 유출 피해 7건, 개인정보 유출 피해 1건이다. 알려진 총 피해규모만 해도 1700억원을 넘었다.

2017년 거래사이트 ‘야피존’은 55억원 가량의 비트코인을 탈취당한 후 이름을 ‘유빗’으로 바꿨으나 또다시 17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 해킹을 당하자 파산을 선언했다. 빗썸은 2017년 6월 사외이사 개인 컴퓨터에 저장된 3만1천여명의 가입자 정보와 5000건 가량의 웹사이트 계정정보가 유출됐고 지난해 6월에는 350억원, 올해 3월에는 140억원 가량의 가상자산이 도난당했다.

잇단 사고로 국내 거래사이트 신뢰는 바닥을 쳤고 이용자와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한 때 전 세계 거래사이트 순위 3위권 안에 들던 빗썸과 업비트가 현재는 40위권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해킹 사건이 금융권에서 발생했다면 온 나라가 떠들썩할 일인데도 여전히 가상자산 거래사이트는 안일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에도 보도자료 하나 내고 피해액은 자산으로 충당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더욱이 업비트의 해킹 사건 다음날에는 국내를 포함 전세계 이더리움 가격이 4% 가량 오르면서 하루 만에 업비트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20억원 이상 늘어났다. 그만큼 국내 시장이 전 세계 가상자산에 미치는 영향이 쪼그라들었단 얘기다.

또한 거래소간 재정거래가 실시간 발생하는 것도 아닌데 이런 상황에서 해외 시세가 오른다고 국내 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것은 컴퓨터 자동봇이나 자전거래에 의한 시세조작이라는 의혹까지 낳고 있다. 각국 거래사이트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거래하는지 알 수가 없다. 수많은 해킹 사건이 발생해도 범인을 잡았단 얘기는 별로 없다.

각국 정부도 안전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고 금융 지배력(거버너스)를 위협하는 가상자산을 통화가 아니라 상품이나 자산으로 격을 낮추면서 거리를 두고 있다. 올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산하 국제회계기준(IFRS) 해석위원회는 비트코인 등의 가상자산을 금융자산이 아닌 무형자산이나 재고자산이라고 결론을 냈다.

국내도 가상자산에 대해 소극적이다. 최근 25일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의결돼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자금세탁행위’ 방지 의무를 부과하고 금융회사가 가상자산 사업자와 금융거래시의 준수 사항을 규정했지만, 거래의 안전성과 투명성까지 보장한 것은 아니다.

이런데도 여전히 많은 가상자산 전문가들이나 참여자들은 현재 약세장에서 내년 5월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드는 ‘반감기’를 앞두고 황소장(Bull Run)으로 전환될 것이란 낙관론을 펴고 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비트코인 시세가 10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희망찬 메시지를 쏟아냈지만 실제로는 2017년 말 정점을 찍은 후로는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지속적인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나친 가격변동은 신뢰성을 떨어뜨렸고 통화대체물로의 기능은 사라지고 오로지 거래소에서 사고파는 용도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장점으로 내세웠던 분산화와 익명성이 범죄를 용이하게 하는 특성으로 전락하면서 이번과 같은 해킹사고를 발생시켰다.

이처럼 가치 증명도 없고 거래의 안전성과 투명성도 보장하지 못한 채 일부 참여자에 의해 가격이 유지되는 시스템은 결코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 대부분은 마지막에 누군가 폭탄을 떠안아도 나는 아닐 것이란 생각으로 뛰어들지만 시련의 시간은 다가오고 있고 그게 바로 내년이 될 수도 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11월 29일 (11:34)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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