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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구찌 꿀벌' 신는 90년대생 소비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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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성희 기자
  • 2019.11.2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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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 '플렉스'의 완성, 운동화]가방·구두 자리 밀어낸 운동화, 이유는?

[편집자주]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 아니라 운동화다. 미국 힙합문화에서 유래한 '플렉스'(부나 귀중품을 과시한다는 뜻)를 중시하는 90년대생에겐 말이다. '최애템' 신발 하나만 신으면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한 '부심'을 느끼는 그들의 이유있는 운동화 사랑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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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에이스 자수 스니커즈(왼쪽), 골든구스 슈퍼스타 스니커즈 제품컷/사진=각 브랜드 온라인스토어
한때 루이비통 가방은 명품의 상징이었다. 3초마다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고 해서 '3초백'으로 불렸다. 모두 옛말이 됐다. '요즘 애들' 90년대생은 가방 대신 운동화로 '플렉스'한다.

꿀벌 자수가 새겨진 구찌 스니커즈, 양말을 신은 듯 발목을 감싸는 발렌시아가 스니커즈, 어른들에게 '때 탄 운동화' 핀잔을 듣는 골든구스 스니커즈는 '3초 운동화' 자리를 노리는 잇템(it item)이다. 최근 나이키가 지드래곤과 협업해 한정판으로 선보인 운동화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는 정가(21만9000원)보다 60배가량 비싼 1300만원대에 리셀(되팔기)되기도 했다.

'요즘 애들'은 왜 운동화에 돈을 쓸까. 우선은 운동화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서다. 운동화는 운동할 때 신던 기능성 신발 '기능재'에서 자신을 드러내기에 최적인 패션 아이템 '상징재'로 바뀌었다. 사회경제적인 변화 속에서 그 성격이 달라졌다. 기업문화가 선진적으로 바뀌고 근무 복장을 자율화하면서 정장 대신 캐주얼룩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굳어졌다. 그러면서 '부장님'도 운동화를 신기 시작했다. '탈코르셋 운동'이 퍼지면서는 뾰족하고 굽 높은 구두 자리를 운동화가 빼앗았다.

운동화가 가방을 밀어낸 건 '합리적인 플렉스'가 가능해서다. 일명 '구찌 꿀벌 스니커즈'는 78만원이다. 구찌 크로스백, 숄더백이 통상 200만원~300만원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가방보다 운동화가 3분의1에서 4분의1가량 저렴한 셈이다. 한 번 사면 계절에 상관 없이 아무 옷에나 여러 번 착용할 수 있어 실용성도 좋다. 옷, 가방과 달리 T.P.O(Time·시간, Place·장소, Occasion·상황)의 구애를 받지 않는 셈이다. 더 나아가 일부 소비자는 한정판 운동화를 비싼 값에 되팔아 돈을 버는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에 열을 올린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요즘 젊은 세대는 열심히 돈 벌어도 아파트를 못 사기에 운동화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즐긴다"면서 "아파트 대신 자동차에, 자동차 대신 전기자전거에, 그 대신 운동화에 투자를 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동화가 기능성 신발이 아닌 패션 아이템, 럭셔리 아이템 카테고리에 들어온 것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등 사회현상과 맞물려 있다"고 했다.

그렇게 대세 신발이 된 운동화는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릴 만한) 아이템에 적격이어서 90년대생이 더욱 열광한다. 특히 구하기 힘든 한정판 운동화는 인증샷을 부른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검색으로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를 치면 859건의 게시물이 잡힌다. 한정판 갯수(818켤레)를 뛰어넘는 숫자다. 응모 후 추첨을 진행하는 '드로우' 방식을 일상의 한 이벤트로 즐기며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오수민 삼성패션연구소 그룹장은 "밀레니얼(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Z세대(1995년 이후 출생)가 운동화에 열광하는 분위기는 팬덤에 가깝다"며 "버질 아블로 같은 유명 디자이너, 지드래곤 등 셀럽이 특정 브랜드와 손잡고 디자인에 참여하는 것도 팬덤 현상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 해시태그 검색 화면
인스타그램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 해시태그 검색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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