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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심사체계 '메스' 든 명의 "文케어·의료계 둘 다 살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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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임상연 미래산업부장, 정리=김지산 기자, 사진=강민석 인턴기자
  • 2019.12.02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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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

-8월부터 분석심사 시행...의료계 불신 극복이 관건
-바레인에 국가건보시스템 구축, 주변국이 주시
-원주시 최대 공공기관, 지역발전에 큰 보탬 될 것


김승택 심평원장 / 사진=강민석 인턴기자 msphoto94@
김승택 심평원장 / 사진=강민석 인턴기자 msphoto94@
평생을 의사로 살아온 김승택 전 충북대학교 총장은 많은 의료인이 그렇듯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을 그리 신뢰하지 않았다. 의료인들에게 정당한 대가, 즉 적정 의료수가를 주지 않기 위해 혈안인 집단 정도로 여겼다.

2017년 3월. 심평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심평원 기능과 역할을 이해한 뒤에는 심평원에 대한 의료계의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소명의식이 생겼다.

“역지사지. 딱 맞는 표현이다. 의료현장에 있을 땐 심평원을 그리 달갑게 보지 않았다. 그런데 와서 보니 그게 아니더라. 급여를 손볼 때 분명히 근거를 갖고 있었다. 이 근거를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심평원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이른바 ‘문제인 케어’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의료인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의료비 지급의 관문으로서 건강보험 재정 안정성을 동시에 지켜야 하는 책임이 부여됐다. 해법으로 등장한 분석심사에 김 원장과 심평원이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다.

원주 2청사 시대를 맞아 직원들의 이주와 안정적 생활기반 마련도 김 원장의 중요 책무다. 서초구 심평원 서울사무소에서 김 원장과 만나 지난 소회와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거의 3년간 심평원을 이끌어오셨다. 의대 교수로서 바라본 심평원과 어떤 차이가 있나?
▶의사 시절 심평원을 썩 좋지 않게 생각한 게 사실이다. 어떻게든 (수가를) 깎으려고만 드는 집단이라고 생각했다. 경험해보니 그럴만한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었다. 심평원은 이를 ‘조정’이라고 표현한다. 법상 근거를 대는 데 이게 거의 암호 수준이라 의사들이 공감하지 못했던 것 같다. 오해를 이해로 바꾸는 데 노력했지만 아직 미흡한 면이 있다.

-8월부터 분석심사를 시작했다. 개념을 풀어 설명해달라.
▶과거에는 의료기관으로부터 급여청구 요청을 받으면 행위 하나하나를 따져 급여 지급 여부를 결정하고 부당청구도 살펴봤다. 그러나 이젠 의료기관마다 어떤 질병에 대해 어떻게 접근(진료, 처방 등)하는 지 패턴을 보자는 거다. 이를테면 A 질환을 진료하는 데 B 병원에서 유난히 튀는 진료를 하면 이것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행위별 수가에서도 부당청구를 못 걸러냈나?
▶부당청구 감시활동을 하긴 했는데 방향이 달라진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질환 검사를 하는 데 고시상 4번 진료과정이 있다. 그런데 어떤 병원에서 5번을 했다. 지금까지는 적발 대상이었다. 이제는 의사 재량으로 환자 상황에 맞게 진료를 하도록 허용하되 유난스러운 곳은 분석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것 빼곤 다 된다’는, 다시 말해 포지티브 방식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김승택 심평원장 / 사진=강민석 인턴기자 msphoto94@
김승택 심평원장 / 사진=강민석 인턴기자 msphoto94@

-의료인들이 왜 반대하나?
▶불신이 워낙 깊다. 심평원은 의료계와 항상 긴장관계에 있었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건보재정이 안좋았는 데 그때 수가를 상당폭 조정했다. 이후 의료인들의 불신이 계속됐다.

-문재인 케어와 맞물려 불신이 더 깊어진 것 아닌가?
▶안타깝다. 과거와 비교가 되지 않게 전체 의료비와 건보재정이 커졌으니 운영방식도 시대변화에 맞춰보자는 게 우리 취지다. 미시적 개념의 심사에서 거시적 개념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우리의 선의를 믿어달라고 호소하는 데 쉽지 않다. 의료계와 소통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

-7월에 바레인에 국가건강보험시스템 구축 사업을 마쳤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매우 중대한 사건이다. 2가지 의미가 있다. 먼저 바레인 주변국이 다 지켜보고 있다. 좋은 시스템으로 소문이 나면 중동 여러 나라에 시스템 이식이 가능해진다. 바레인, 사우디 등 걸프협력회의 6개국은 서로 경제·문화를 공유하는 경향이 강하다. 부가적인 사업이 일어날 수 있다. 두 번째는 건강보험 전반의 컨설팅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실제 자국 내 건강보험 시스템 운용 청사진을 제시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원주 2사옥 완공과 함께 2차 지방이전이 곧 마무리된다.
▶서울에서 언론 인터뷰는 머니투데이가 마지막일 것 같다(웃음). 올해 말이면 원주-서울로 분리된 채 근무하던 형태가 끝나고 완전한 원주 시대를 연다. 지금 서울사무소에 1100여명 직원이 근무 중인데 12월 중순까지 원주로 근무지를 이전한다.

-원주에도 의미가 클 것 같다.
▶2차 이전이 끝나면 심평원 소속 이전 직원이 2300명에 이른다. 모든 공공기관을 통틀어 최대 인원이다. 지역 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단순히 부동산이나 유동성 확대뿐 아니라 지역 인재 육성, 지역 의료기기 산업 육성 등 질적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역인재 채용, 지역인재 육성 프로그램 확대, 지역 중소기업제품 구매, 판로지원 강화 등 지역을 위해 할 일이 많다. 이미 지역 노숙인 자립을 위한 도시농부 아카데미하우스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저소득 가정에는 매월 분유를 지원하고 있다. 지역 중증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2사옥 내 공간(화경원)을 무상으로 제공해 카페를 설치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나 2020년은 심평원이 창립 20주년 되는 해다. 이래저래 의미가 크다.

-서울에 본거지를 둔 직원들은 크고 작은 불편이 있을텐데.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직원들이 만족하도록 노력하겠다. 사택이나 어린이집, 출퇴근 버스 증편 같은 걸 고려 중이다. 젊은 직원들은 특히 문화적 욕구가 강한데 원주시, 원주 내 대학들과 다양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임기(내년 3월) 내 꼭 완성하고 싶은 게 있다면?
▶역시 분석심사 제도 안착이다. 40년 심사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국민 행복과도 큰 관련이 있다. 심평원 내부적으로는 새로 바꾼 인사시스템 정착이다. 상위직으로 승급하려면 단순히 시험만 잘 보면 됐는데 이제는 직무역량 평가를 잘 받아야 한다. 직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김승택 심평원장 / 사진=강민석 인턴기자 msphoto94@
김승택 심평원장 / 사진=강민석 인턴기자 msphoto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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