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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숨긴 마약, 개들이 어떻게 찾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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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최우영 기자
  • 2019.12.0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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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전국 세관에서 활약할 마약탐지견 길러내는 윤영삼 관세국경관리연수원 탐지견훈련센터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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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삼 탐지견훈련센터 교관이 6년간 인천세관에서 호흡을 맞춰온 은퇴탐지견 '민주'와 함께 있는 모습. /사진=관세청
대한민국의 '마약 청정국' 지위가 위태롭다. 지난해 세관에서 걸린 마약만 263건, 8.24㎏이다. 재벌가, 정치인 자녀가 마약을 밀반입하다 체포되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누군가의 삶을 파괴할 수 있는 마약이 끊임 없이 '밀입국'을 시도한다. 밀수꾼이 숨긴 마약을 사람이 잡아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문에 인간보다 1만배 이상 후각이 뛰어난 '댕댕이'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윤영삼 관세국경관리연수원 탐지견훈련센터 교관(48)은 전국 세관에 배치돼 활약할 탐지견들을 가르친다. 인천 운북동 훈련센터를 찾아 윤 교관의 하루를 따라가 봤다.

그의 하루는 탐지견으로 시작해 탐지견으로 끝난다. 갓 태어난 후보견들의 성장을 위해 고영양식을 배급한다. 7~8개월을 넘겨 신체 성장이 얼추 끝나면 기초훈련을 진행한다. 윤 교관은 "탐지견들이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기초체력과 인내력, 담대성, 높은 공간에 대한 적응력을 길러준다"고 했다.

마약탐지견 '민주'가 지난달 21일 인천 운북동 관세국경관리연수원 탐지견훈련센터에서 기초훈련 중 하나인 '고공 사다리 건너기'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관세청
마약탐지견 '민주'가 지난달 21일 인천 운북동 관세국경관리연수원 탐지견훈련센터에서 기초훈련 중 하나인 '고공 사다리 건너기'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관세청

생후 1년까지 기초 소양을 습득한 후보견들은 한 차례 시험을 거친다. 여기서 합격한 견공들은 마지막 정규 마약탐지훈련을 받는다. 코카인, 대마초, 헤로인, 해시시, 아편, 필로폰 등 주요 마약류에 대한 인지능력을 심어준다. 각 마약의 냄새를 기억시킨 뒤 이를 찾아내면 천으로 만든 인형을 '보상'으로 주는 일종의 '놀이'를 가르친다. 윤 교관은 "탐지견을 마약에 중독시켜 이용한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후보견들은 16주 동안 다양한 환경에서 마약을 찾아내는 훈련을 받은 뒤 또 다시 최종 테스트에 합격해야 전국 공항·항만 세관에서 활동할 자격을 갖춘다. 이 때문에 탐지견은 통상 생후 1년4개월이 지나서야 현장에 배치된다.

현장에서 탐지견은 담당 전문관(핸들러)과 활동기간 내내 짝꿍으로 근무한다. 핸들러가 인사발령이 나면 탐지견도 함께 간다. 윤 교관은 "핸들러가 바뀌면 탐지견들도 당황하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소요돼 마약탐지나 적발의 효율성도 떨어진다"고 했다. 그 역시 2012년부터 래브라도 리트리버 '민주'와 6년간 함께 한 뒤 2017년 교관발령을 받으며 민주를 데리고 센터에 들어왔다.

탐지견 민주가 마약탐지견들의 최종 훈련과정 중 하나인 '컨베이어벨트 마약탐지'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관세청
탐지견 민주가 마약탐지견들의 최종 훈련과정 중 하나인 '컨베이어벨트 마약탐지'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관세청


윤 교관은 대학에서 축산관련학을 공부하고 1999년 센터에 입사했다. 센터에는 군에서 군견병으로 일하거나 축산관련 학과를 졸업한 훈련교관 13명이 근무하고 있다. 윤 교관은 김포 세관에서 핸들러 업무를 시작한 뒤 20여년 동안 줄곧 탐지견 업무를 맡았다.

"2014년 9월쯤 민주와 인천에서 근무할 때 국제우편물 앞에서 갑자기 '앉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온 물건인데 눈으로 볼 때는 의심가는 부분이 없었죠. 정밀검사 결과 가루 형태로 위장한 MDMA(엑스터시)를 숨겼더군요. 흔한 알약 형태가 아니라 사람 눈으로만 조사했다면 못 찾았을 겁니다."

윤 교관에 따르면 비닐, 캔 형태 등으로 제 아무리 밀봉한 마약도 '개코'를 피해갈 수 없다. 마약을 담는 과정에서 미세하게나마 마약 냄새가 포장에 묻을 수밖에 없고, 이는 아무리 세척해도 지워지지 않아 탐지견에게 걸린다는 설명이다.

마약밀수꾼들이 시계, 장난감, 인형, 사진첩 등을 이용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밀봉해 들여오는 마약도 탐지견의 후각을 피해갈 방법이 없다. /사진=관세청
마약밀수꾼들이 시계, 장난감, 인형, 사진첩 등을 이용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밀봉해 들여오는 마약도 탐지견의 후각을 피해갈 방법이 없다. /사진=관세청

국내에서 1987년부터 시작된 마약탐지견의 활동은 이제 어느 정도 국민들에게도 알려졌다. 윤 교관은 "과거에는 탐지견을 무서워하거나, 공항에 개가 들어온다며 지팡이로 때리는 분들도 있었다"며 "요즘은 여행객 대부분이 탐지견을 친근하게 대해준다"고 말했다.

2살까지 교육을 받고 8~9살쯤 은퇴하는 탐지견들은 훈련센터에서 여생을 보내거나 관세청 공고를 통해 일반 가정에 분양된다. 훈련과 현장 근무를 통해 규율이 몸에 배고, 일반 견종보다 인내력과 끈기가 뛰어난 탐지견들은 가정 생활에도 곧바로 적응한다는 게 윤 교관의 설명이다. 그는 "탐지견들이 그동안 우리 사회에 크게 공헌한만큼 은퇴 이후 좋은 입양자를 만나 행복한 여생을 보내도록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윤영삼 교관과 마약탐지견 민주가 서로 사랑스러운 눈길로 쳐다보는 모습. /사진=관세청
윤영삼 교관과 마약탐지견 민주가 서로 사랑스러운 눈길로 쳐다보는 모습. /사진=관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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