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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회는 '재정건전성' 말도 꺼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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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민동훈 기자
  • 2019.12.0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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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원 감액요? 우리 의원님들을 뭘로 보시고.”

지난달 10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예산 심사에서 14조 5000억원을 깎아 500조원 이하로 줄이겠다”고 공언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한 정부 관계자는 헛웃음을 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순감액 기준으로 많이 깎아 봐야 4000억원 안팎일 것”이라고 말했다.

513조5000억원. 정부가 편성해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규모다. 지난해보다 9.3%, 약 43조9000억원 늘었다. 내년 총수입 전망치가 482조원이니 재정적자 폭이 31조5000억원에 달한다. 예산안이 공개되자 한국당 등 야당에선 ‘정부가 재정 중독에 빠졌다’ ‘재무건전성이 무너진다’는 거센 비판이 나왔다.

이에 더해 정부의 확장재정에 브레이크를 걸겠다며 ‘재정준칙’ 수립을 요구하기도 했다. 국가채무비율, 관리재정수지 적자 한도를 각각 40%, 2%로 강제하는 법안을 상정하기도 했다.

그러던 이들이 변했다. 지난달 11일 시작된 실제 예산안 심사에서 여야는 감액보다는 증액을 두고 더 치받았다. 실제로 예산안 심사는 한 푼이라도 지역구 예산을 더 따내려는 의원들의 입씨름 경연장이다.

심사 과정에서 감액은 국회 재량이다. 반면 증액은 해당 정부 부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정부와 국회는 삭감과 증액을 두고 서로 주고받기가 이뤄진다. 이러한 예산안 심사구조 탓에 당초 정부가 513조5000억원 예산안을 발표했을 때 아마 야당 의원들도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그만큼 가져갈 파이가 커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올해 심사 과정에서 증액 요구는 야당이 더 거셌다. 야당 예결위원장인 김재원 한국당 의원은 통상 여야 간사만 참여하던 예결위 ‘소소위’에 자신도 참여하겠다고 해 예결위가 파행을 겪기도 했을 정도다. 김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예산 550억원을 증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엔 총선이 예정돼 있다. 재정건전성, 재정준칙 등이 이미 국회의원의 머리 속에서 지워진 이유다. 야당이 그토록 주장하는 ‘재정준칙’은 정부가 아니라 국회의원에 적용돼야 할 듯하다. 나랏돈으로 개인 치적 쌓기에만 몰두하는 이들은 ‘재정건전성’을 논할 자격조차 없다.

[기자수첩]국회는 '재정건전성' 말도 꺼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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