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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시켜라"…집단 성폭행·살해에 분노한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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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수 기자
  • 2019.12.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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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남성 4명이 20대 여성을 집단 성폭행·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시민들의 분노에 정부는 사건 관련 경찰관을 정직 처분하며 대처에 나섰지만, 시위는 전국으로 퍼지는 추세다. 일부 시위대는 '강간범을 사형하라'며 극단적인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20대 여성 수의사 성폭행·살해 사건으로 분노한 인도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팻말에는 '동의 없이는 성관계도 안된다'는 내용의 문구가 쓰여 있다. /사진=AFP
20대 여성 수의사 성폭행·살해 사건으로 분노한 인도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팻말에는 '동의 없이는 성관계도 안된다'는 내용의 문구가 쓰여 있다. /사진=AFP


스쿠터 구멍 내놓고… "고쳐주겠다" 접근한 남성들


2일(이하 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인도 남부 텔랑가나주의 주도 하이데라바드에서 지난달 27일 20대 남성 4명이 27세 여성 수의사를 집단 성폭행한 후 살해해 시신까지 불태운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6시쯤 스쿠터를 타고 집을 나선 피해자는 도로 요금소 근처에 주차한 뒤 택시를 타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오후 9시쯤 약속을 마치고 스쿠터를 찾으러 온 그는 차량 바퀴에 구멍이 난 것을 확인했고, 이때 한 대형 트럭 운전자가 바퀴를 고쳐주겠다고 제안하며 다가왔다.

여성은 이때 잠시 가족과 통화를 했으나, 이후 가족들이 다시 통화를 걸었을 때는 전화기가 꺼진 뒤였다. 걱정이 된 가족들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이 여성은 다음날 오전 하이데라바드에서 50km 떨어진 외곽고가도로에서 불탄 시체로 발견됐다. 피해자의 신원은 옷과 장식품 등으로 확인됐다. 29일 경찰은 남성 4명을 사건 용의자로 체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20~28세로, 피해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차량 바퀴에 구멍을 내고 이를 고쳐주겠다고 접근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으로 퍼진 분노 시위… 일부는 "공개 처형" 요구


20대 여성 수의사 성폭행·살해 사건으로 분노한 인도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강간범을 목매달라' 등의 문구가 팻말에 쓰여 있다. /사진=AFP
20대 여성 수의사 성폭행·살해 사건으로 분노한 인도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강간범을 목매달라' 등의 문구가 팻말에 쓰여 있다. /사진=AFP
이 소식은 수만 건의 트윗을 기록하는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일파만파 퍼졌고, 수천명의 시민들이 하이데라바드 경찰서 앞에 몰려들 정도로 분노를 일으켰다. 항의 시위는 수도 뉴델리, 콜카타 등 전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여론이 악화하자 인도 당국은 실종 신고 접수를 한 뒤 빨리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관 3명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텔랑가나주 장관은 빠른 재판을 위해 해당 사건을 신속처리(패스트트랙) 법정에서 다룰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2012년 12월 델리 버스 성폭행 사건 이후 인도 정부는 성폭력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해왔다. 그러나 성폭력 사건이 줄어들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BBC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인도 전역에서 발생한 성폭행 건수는 3만3658건에 달했다. 이는 하루 평균 92건꼴이다.

느린 재판 진행 속도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17년 인도 법원이 처리한 강간 사건은 1만8300건에 그쳤고, 12만7800건은 그해 말까지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비아 아그네스 여성인권변호사는 "증거가 모두 나왔는데도 계속 법원에 가야 하고, 재판을 오랜 기간 기다리다 보면 피해자들은 좌절감을 느끼기 쉽다"고 말했다.

분노가 전국을 휩쓸며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극형까지 거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BJP)과 연계된 학생 활동가들까지 사형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고소득·전문직도 위험하다…"여성은 공공재 아니다"


시민들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인도 남부 텔랑가나주의 주도 하이데라바드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27세 여성 수의사의 사진이 추모식 제단에 놓여 있다. /사진=AFP
시민들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인도 남부 텔랑가나주의 주도 하이데라바드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27세 여성 수의사의 사진이 추모식 제단에 놓여 있다. /사진=AFP
심지어 사건이 발생한 하이데라바드는 비교적 안전한 도시로 꼽혀온 곳이다. 2017년 전체 여성 대상 범죄 신고건 중 하이데라바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5.6%로, 델리(28.3%), 방갈로르(8.7%) 등 주요 도시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었다. 같은 해 하이데라바드의 성폭행 신고 건수는 59건으로, 델리(1168건)에 비하면 훨씬 적었다.

인구 800만명의 하이데라바드는 정부의 투자유치 정책으로 2000년대 들어 급격히 성장한 도시로, 마이크로소프트·구글·페이스북 등 지사가 위치한 IT 허브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스웨덴 가구 전문 브랜드 이케아가 인도 첫 매장을 연 곳이기도 하다. 고소득·전문직 여성이 많은 경제가 발전한 곳에서까지 사건이 벌어지자 충격이 상대적으로 컸다. BBC는 "상당수 직장 여성이 피해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사건은 더욱 주목받게 됐다"고 전했다.

31세 여성 사뮥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거리에 있는 여성을 공공재인 양 여기는 남성들이 진짜 문제"라며 "이러한 태도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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