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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미래' 노조는 '실리'…현대차 '변화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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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기자
  • 기성훈 기자
  • 2019.12.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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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친화적 행보로 '투자 계획' 발표…"뻥 파업 지양"한다는 리더 손 들어준 노조

현대자동차 노사가 4일 '변화의 날'을 맞이했다. 경영진은 회사의 지향점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정했고, 노동조합은 '강성'이 아닌 '실리' 성향 후보를 노조의 차기 리더로 뽑았다.

현대차 (120,000원 상승500 0.4%)는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주주 등 시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그 사이 현대차 노조는 전날 8대 임원 선거 결선 투표를 마무리하고 '실리·중도' 성향의 이상수 후보를 차기 지부장으로 선출했다.



"지능형 모빌리티 공급자 될 것…2025년까지 61조원 투자"


회사는 '미래' 노조는 '실리'…현대차 '변화의 날'
현대차는 이날 중장기 혁신 계획인 '2025 전략'을 내놨다.

미래 산업 대응을 위해 자사 사업구조를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라는 2대 사업구조로 전환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한 3대 전략 방향으로 △내연기관 고수익화 △전동차 선도 리더십 △플랫폼 사업기반 구축 등을 정했다.

현대차는 장기적인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으로 △PAV(Personal Air Vehicleㆍ개인용 비행체) △로보틱스 △라스트마일 모빌리티(Last Mile Mobility) 등 기존 차량의 궤에서 벗어난 것을 제시했다.

그에 앞서 지역과 제품별로 최적화한 성장 전략도 마련됐다. 현대차는 미래차 부문에선 2025년까지 연간 글로벌 판매를 배터리전기차 56만대, 수소전기차 11만대 수준으로 확대해 세계 3위 전동차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한국ㆍ미국ㆍ중국ㆍ유럽 등 주요 시장은 2030년부터, 인도ㆍ브라질 등 신흥 시장은 2035년부터 신차 전동화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 3대 스마트 차별화 요소(혁신적 디지털 사용자 경험, 인공지능(AI) 커넥티드 서비스, 안전 지향 자율주행) 추진 및 원가 구조 혁신, 타 완성차 업체와의 전방위적 협업 등을 향후 제품 혁신 전략으로 내걸었다.

단순 제품 생산자를 넘어 서비스 사업자가 되겠다는 포부도 나왔다. 현대차는 제품과 서비스를 함께 관리할 수 있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알렸다. 여기에는 보험, 정비, 주유 수준을 넘어 △쇼핑 △배송 △스트리밍 △음식 주문 등 삶으로 확장된 서비스가 포함된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현대차는 세계 각 지역별에 맞춘 서비스 사업 전개 및 조직 내부 문화 혁신 등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미래' 노조는 '실리'…현대차 '변화의 날'
'2025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재무 계획도 공개됐다. 현대차는 이날 앞으로 6년(2020~2025년) 동안 총 61조1000억원을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사업 역량 확보에 투자한다고 알렸다.

구체적으로 신차 개발, 연비개선 등 제품에 26조5000억원을, 공장 신증설 등 경상투자에 14조6000억원을 투자해 총 41조1000억원이 기존 사업 역량 강화에 쓰인다.

미래 사업에는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분야에 7조8000억원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기술에 2조5000억원 △전동화 분야에 9조7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해당 목표는 지난 2월 처음으로 열린 '인베스터 데이'에서 공개된 5개년(2019~2023년) 투자 계획인 45조3000억원보다 상향됐다.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도 기존 2022년 7%에서 2025년 8%로 상향했다. 2025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목표 역시 지난해 실적보다 약 1%포인트 증가한 5%대로 설정했다.

시장친화적 주주환원 노력도 이어졌다. 현대차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신뢰 확대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다음해 2월까지 진행하는 자사주 총 매입규모는 3000억원 수준이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이날 행사를 마친 뒤 기자를 만나 "주주가치 환원 같은 걸 연초에 밝힌 대로 지속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뻥 파업 지양"…현대차 노조에 부는 '실리 바람'


영상으로 선거 유세를 하는 이상수 당선자.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8대 임원 선거 영상 유튜브 캡처
영상으로 선거 유세를 하는 이상수 당선자.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8대 임원 선거 영상 유튜브 캡처
현대차 노조에도 이날 '실리'로 향하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8대 노조를 이끌 새 지부장으로 '실리·중도' 성향의 이상수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전날 진행된 8대 임원 선거 결선 투표 결과 기호 3번이었던 이상수 당선자가 새 지부장으로 선출됐다. 실리 성향 후보가 당선된 건 2013년 이경훈 전 지부장 이후 6년 만이다.

전체 조합원 5만552명 가운데 4만3755명(투표율 86.55%)이 참여한 투표에서 이 당선자는 2만1838표(득표율 49.91%)를 얻었다. 2만1433표(48.98%)를 받은 기호 2번 문용문 후보를 405표 차이로 간신히 꺾었다.

이 당선자는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 챙기면서 만들어가겠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다음해 1월1일부터 2년 간 임기를 시작한다.

이 당선자는 실리·중도 노선 조직인 '현장노동자' 소속으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대 집행부에서 수석부지부장으로 활동했다. 그가 일한 당시 현대차 노사는 파업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타결했다.

이 같은 점을 인식한 듯 이 당선자는 공약에서 "했던 놈이 할 수 있다"는 슬로건을 걸기도 했다. 특히 노사관계에 있어 그는 "무분별한 뻥 파업을 지양한다"며 합리적 노동운동을 공약했다. 교섭 막바지에 파업을 벌여 회사를 압박하는 전술을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이 당선자는 단체교섭 가이드라인 매뉴얼화를 통해 조기 타결 원칙을 수립하고, 협상 시작 2개월 이내 교섭 타결 원칙을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이번 투표 결과가 현 지부장인 하부영 위원장의 '자아성찰' 발언의 연장선에 있다고도 분석했다. 하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열린 '노동조합의 사회연대전략' 토론회에서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우리가 10% 이내 기득권 세력이 됐다"며 "우리만 잘 먹고 잘 살자는 임금인상 투쟁 방향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당선자가 고용 안정을 위한 공약도 대거 내세워 노사 의견 차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 그는 △시니어 촉탁제(정년퇴직한 직원 중 희망자를 기간제로 고용하는 제도) 폐지 및 정년 연장 △호봉승급분 재조정으로 고정임금 강화 △해외공장 유턴과 비율생산 도입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실리 성향 리더가 노조를 이끌더라도 당장 변화가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거의 동률에 가까운 표심이 '강성' 후보를 지지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는 것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현대차 노조가 대립만이 아닌 자동차산업을 공부하는 분위기가 있었고, 그런 게 (선거에) 반영됐을 수 있다"며 "그러나 현대차가 전기차를 넘어 사업구조 전환을 계획하는 상황에서 노조는 (고용 안정에 대해) 다시 고민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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