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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청와대 전격 압수수색…루비콘강을 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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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동수 기자
  • 하세린 기자
  • 최민경 기자
  • 최경민 기자
  • 2019.12.0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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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55)의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4일 청와대를 압수수색했다. 이날 청와대 연풍문 앞에서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뉴스1
검찰과 청와대가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강을 건너고 있다.

청와대로부터 '민정실 출신 A수사관 사망'과 관련 허위 피의사실 유포에 주의하라는 강력한 경고를 받은 직후, 검찰은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의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들어 청와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반발 분위기에 여권에선 법무부가 검찰을 특별감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4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5시35분까지 6시간여 동안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유 전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여부와 주체를 파악할 방침이다.

정규영 서울동부지검 전문공보관은 "형사소송법상 군사비밀을 요하는 장소인 대통령비서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책임자 승낙이 필요하다"며 "대상기관의 협조를 받아 임의제출 형식으로 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번 정권 들어서는 두번째, 과거 통틀어 4번째다. 수사기관이 청와대에서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자료를 제출받은 것은 현재까지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당시인 2014년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관련 수사 당시인 2016년 △2018년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민간인 사찰 묵살 의혹'사건 등 세 차례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유재수 전 부시장을 구속한 뒤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엔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 등을 불러 감찰 중단 경위를 확인했다.
역대 청와대 압수수색 현황/디자인=이지혜 기자
역대 청와대 압수수색 현황/디자인=이지혜 기자

감찰 무마 의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시 유 전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보고받고도 감찰을 무마했다는 폭로에서 시작됐다.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진행된 이날 청와대는 유 전 부시장과는 별개로 '특감반원 A수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 검찰의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소위 ‘하명첩보’와 관련 사망한 특감반원이 아닌 다른 행정관의 일상적 첩보임에도 망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검찰에 날을 세웠다.

고민정 대변인은 '김기현 문건'에 대해 숨진 A수사관이 아닌 민정수석실의 다른 행정관이 제보를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2017년 10월쯤 민정비서관실 소속 B행정관이 제보자로부터 스마트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김기현 전 시장 및 측근 비리 의혹을 제보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B행정관은 제보 내용이 담긴 SNS 메시지를 복사해 이메일로 전송한 후 출력했다"며 ""제보 내용을 문서 파일로 옮겨 요약하고 일부는 편집해 제보 문건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해 추가한 비위사실은 없으며 최근 사망한 A수사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정 2년차 증후군' 실태점검 및 개선방안 보고서를 들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55)의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제공=뉴스1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정 2년차 증후군' 실태점검 및 개선방안 보고서를 들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55)의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제공=뉴스1
청와대 관계자는 "일상적 첩보를 이첩하는 과정이라고 밖에 이해가 안 된다"며 "너무 일상적으로 확인되니 허탈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검찰 및 언론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청와대의 '하명수사'에 해당하는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당은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특별감찰’을 촉구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수사관의 사망 경위에 의문이 없도록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법무부에 검찰의 강압 수사가 있었는지 즉각 특별감찰을 실시해 규명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검찰이 앞서 "별건 수사로 A수사관을 압박한 사실이 전혀 없고 적법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강압수사 의혹을 전면 부인하자, 상급기관인 법무부가 검찰을 직접 감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법무부가 당장 감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했을 경우 법무부가 직접 감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이번 개정안에 추가됐지만, 규정에 열거된 '직권남용체포·감금, 독직폭행·가혹행위'가 아닌 한 인권침해만을 이유로 직접 감찰을 할 수는 없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인 만큼 검찰 수사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검찰이 고인의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와 이와 관련한 의혹 전반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수사를 어느 정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청와대와 여당이 강하게 압박하면 법무부가 감찰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법무부가 '검찰이 자체 감찰을 수행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감찰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한편,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감반원이었던 A수사관은 지난달 22일 울산지검에 출석,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된 사건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후 이달 1일 오후 6시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할 예정이었던 A수사관은 당일 오후 3시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지인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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