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학자금 무료' 혜택주니 실업률 절반으로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지난 6월 워싱턴 의사당 밖에서 학자금 대출 탕감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FP=뉴스1

전 세계에서 대학 학자금 대출과 부채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미국에서 학자금 전면 무료 실험이 시행돼 주목을 받고 있다. 실업률 하락, 대졸비율·평균소득 상승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도 했지만 중퇴율이 아직도 높아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남동부 테네시주는 2015년부터 미국 최초로 전문·기술대 학자금을 전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모든 학생들은 물론, 테네시주에서 거주한지 1년이 지난 성인들 중 대학 학위가 없는 이들도 지원 대상이다. 학자금만 지원하며 교통비, 교과서 등의 추가 비용은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최대 5학기까지만 학자금을 무상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이 법안은 당초 테네시주의 경제 발전을 장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테네시주에서 고급인력을 채용하기 어렵다는 기업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주정부가 기업 유치를 위해 기술·지식을 갖춘 인재 양성에 나선 것이다. 2013년 테네시주 생산가능인구의 33.8%에 불과했던 고등교육 수료(전문대 이상) 비율을 2025년까지 5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으로, '55까지 달리자(drive to 55)'는 이름이 붙었다.

현재까지 결과는 긍정적이다. 테네시주 고졸자의 대학진학률은 시행된 첫해인 2015년 64%를 기록하며 전년대비(58.1%)로 약 6%포인트 올랐다. 현재도 63%선을 유지하고 있다.

고등교육 수료비율도 33.7%에서 40.7%로 7%포인트 올랐다. 제도 시행 전에 5학기 내로 기술·전문대를 졸업한 대학생의 비율은 14%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3% 수준이다.


이에 따라 테네시주의 지난 9월 기준 실업률은 3.4%(미국 전역 3.6%)로 시행 전인 2014년(6.6%)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가계 평균소득도 30% 가까이 오르면서 미국 전역 가계 평균소득 상승폭인 10%를 상회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고졸자보다는 대졸자의 실업률이 낮고 평균 소득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호황인 가운데서도 테네시주의 대졸자 비율이 늘면서 실업률 하락과 소득 상승을 더욱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도 대학진학자의 중퇴율이 49%에 달하는 등 보완할 점이 아직 많다고 지적한다. 블룸버그는 "테네시주의 선구적인 사업은 교육 평등을 달성하기가 얼마나 벅찬 일인지 보여준다"면서 "진학률은 올랐지만 중퇴율은 제자리다"고 강조했다.

중퇴율이 제도 시행 전(55%)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저소득층이 졸업을 포기하면서 아직 높다는 설명이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 어려운 가운데 교과서, 교통비 등의 추가비용이 부담이 되고 있다. 마이크 크라우스 테네시주 고등교육 담당 대표는 "학자금 지원사업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요소들이 많다"고 한계를 인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