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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고는 X반고'…고교 서열 자조하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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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해람 기자
  • 2019.12.0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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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서열화에 일반고 학생들 씁쓸한 자조…"과도한 서열화 인격 형성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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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 '오르비(위)'와 '디시인사이드 수능갤러리(아래)'에서 'X반고'를 검색한 결과./사진=온라인 커뮤니티
"X반고 현실? 우리학교 서울대 옆인데 8년째 못감ㅋㅋㅋ"
"지방 X반고 수시충인데 조언 좀..."


일반고등학교는 요즘 온라인에서 'X반고'라고 불린다. 남성 성기를 뜻하는 비속어와 일반고를 합친 신조어다. 한 번 더 비꼬아서 '킹반고(King+일반고)'라 부르는 이들도 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나 외국어고(외고) 학생들이 일반고 학생을 깎아내리는 말이 아니다. 일반고 학생들이 스스로를 자조하며 주로 쓴다. 자율고·특목고와 일반고로 나뉘는 고교 시스템이 지속되는 동안 학생들도 고교 서열을 내면화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험생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X반고 애들 공부 하나도 안 하니 오지 마라' '지방 X반고 근황' 등 비하발언이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일반고를 다니는 학생들의 경험담이다.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이나 학교 입시 결과를 공개하며 'X반고인데 어느 정도인지' 평가를 요청하는 글도 많았다.

학교 현장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인천 지역 한 일반고 3학년 최모양(18)은 "원서를 넣으려고 할 때쯤부터 수시에서는 생활기록부 양이나 교내활동의 질이, 정시에서는 학교의 지원이 특목고보다 떨어지는 걸 알게 된다"며 "학생들은 '내가 특목고면 더 낮은 등급에도 인서울을 하는데 일반고 와서 힘들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사 김모씨(27)도 "'일반고 와서 인생이 꼬였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다수"라고 전했다.

/삽화=이지혜 디자이너
/삽화=이지혜 디자이너

이른바 '수월성 교육' 정책 아래 일반고 교육환경은 계속 황폐화돼 왔다. 교육부가 지난 7일 발표한 '고교 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일반고 신입생 중 내신석차 10% 이내 비율은 8.5%로 자사고(18.5%)와 외고·국제고(44.4%)에 한참 못 미쳤다. 자율고와 특목고가 공부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독식해 일반고의 면학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고 학생들의 자존감도 낮아졌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조사 결과 일반고 학생의 긍정적 자아인식·자기주도성 점수는 65.58점으로 특목고(71.82점)와 자율고(67.83점)보다 낮았다. 교육부는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우수 학생 쏠림현상은 일반고 교육력을 저하시키고, 학생들의 자신감 하락 등을 유발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고교 서열화 해소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할 방침이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그동안 지속돼 온 서열화 정책이 학생들을 너무 일찍 경쟁 시스템에 들어가게 만들었다"며 "경쟁은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승리만 의미가 있고, 나머지는 의미가 사라져버리는 과도한 경쟁을 청소년이 감당하라고 말하는 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표는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되는 자사고·외고·국제고 중 조기 전환하는 학교를 교육부는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과학고·영재고도 지금과 같은 분리교육보다는 지금 있는 곳에서 필요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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