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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한 대 때렸는데 피해자 사망…'폭행'일까 '폭행치사'일까

  • 뉴스1 제공
  • 2019.12.0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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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1회 가격이라도 사망 예견할 수 있었다"…징역 2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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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정모씨(48)는 아내와 함께지난해 7월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나이트클럽을 찾았다. 정씨는 아내와 어울려 춤을 추던 A씨를 바깥으로 데리고 나갔다.

정씨는 A씨가 아내에게 치근덕거린다고 생각했고, 사과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로 화가 나 주먹으로 A씨의 얼굴을 1회 때렸다. 뒤로 넘어진 A씨는 병원으로 후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약 7달 뒤 사망하고 말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정씨에게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정씨는 A씨를 한 차례 때리긴 했지만, 사망이라는 결과는 도저히 예견할 수 없었다며 폭행치사가 아닌 '폭행'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정씨가 A씨의 얼굴을 강하게 가격해 바닥에 넘어뜨리는 과정에서 A씨의 머리 내부에 출혈 등 손상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A씨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을 얼마든지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우선 정씨가 아내의 만류에도 A씨를 때렸고, 흥분을 주체하지 못해 쓰러진 A씨의 주변을 서성이는 등 극도로 화가 난 상태였다는 점이 고려됐다.

반면 A씨는 만취한 상태였고 정씨와의 실랑이 과정에서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A씨는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만한 준비태세를 갖추지 못했지만, 정씨는 이러한 A씨의 상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고 술도 거의 마시지 않았다.

특히 1회 가격에 불과하다해도 A씨가 뒤로 넘어져 경기를 일으키다가 완전히 정신을 잃은 점을 보면, 정씨가 사건 당시 강한 힘을 줘 A씨의 얼굴을 정통으로 가격했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사람의 얼굴 중 턱이나 볼 부위는 충격에 취약할 뿐 아니라 주변에 뇌와 혈관, 신경 등 주요 장기가 밀집돼있어 강하게 때릴 경우에는 이상증세가 발생할 수 있음을 얼마든지 예견할 수 있고, 이는 곧 생명에 대한 위험으로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 배심원 7명 가운데 2명만이 예견 가능성을 부정해 폭행치사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고, 5명은 폭행치사죄 혐의를 유죄로 봤다.

유죄 평결 이후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징역 2년이라는 의견을 내놨고, 재판부 또한 여러 가지 사정과 배심원의 양형의견을 종합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검찰과 정씨 모두 불복했다. 정씨는 1회 가격 행위로 A씨가 숨을 거둘 것으로 예견할 수 없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정씨는 징역 2년이 무겁다고, 검찰은 가볍다고 각각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의 판단이 맞다고 보고 양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 판례에 따르면 폭행치사죄는 폭행과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외에 사망의 결과에 대한 '예견 가능성', 즉 과실이 있어야 한다. 예견 가능성 유무는 폭행의 정도와 피해자의 대응상태 등 구체적 상황을 살펴 엄격하게 가려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이른바 '생일빵'을 이유로 피해자를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과 말다툼을 하던 중 상대방의 삿대질을 피하기 위해 뒷걸음질 치다가 기계 받침대에 넘어져 골절로 사망한 사건은 폭행치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폭행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는 인정되지만 폭행 당시 피해자의 사망을 예견할 수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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