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3연임' 이대훈 농협은행장…앞으로 과제는?

이대훈 NH농협은행장/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농협금융지주의 새 역사를 썼다. 농협금융 자회사 CEO 중 사상 첫 '3연임'에 성공하며 농협은행을 1년 더 이끌게 된 것이다. 지난 2년여 임기 동안 농협은행의 '1조 클럽' 개막을 이끄는 등 고공실적을 바탕으로 3연임에 성공했다.

향후 은행업황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디지털과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게 과제로 지목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오는 10일 오후 주주총회를 열고 이 행장의 연임 절차를 최종 마무리한다. 앞서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6일 차기 농협은행장 최종 후보자로 이 행장을 확정·의결한 바 있다.

이 행장은 2017년 12월 말 임기를 시작했다. 2017년 농협은행의 순이익은 6521억원이었지만, 이 행장이 사실상 첫 임기를 보낸 2018년 1조222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사상 첫 1조원을 돌파했다. 그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해 말 1년 연임에 성공했고, 올해도 3분기까지만 이미 누적순이익 1조1922억원을 달성했다.

농협금융 임추위 관계자는 "이 행장은 지난 2년간 실적 측면에서 2배 이상 성장을 견인해 올해 말 1조4000억원 돌파가 확실시 되는 등 뛰어난 경영성과를 거둔 공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행장이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3연임에 성공했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체 은행업황의 전망이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해 이자이익 기반이 약해졌다.

농협은행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NIM은 1.74%다. 지난해 말(1.92%)에 비해 0.18%p(포인트) 떨어졌다. 올해 3분기 이자이익은 1조3242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1조3254억원)보다 12억원 뒷걸음질 쳤다.

결국 비이자이익을 얼마나 늘리느냐가 관건이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주요국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터지면서 은행의 고위험상품 판매 금지 움직임이 현실화하고 있는 탓이다.

이 행장은 디지털전환과 글로벌 진출을 통해 해답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오픈뱅킹까지 시행되면서 디지털 경쟁력이 곧 은행의 경쟁력이 됐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중심으로 농협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 행장은 1주일에 1차례 디지털혁신캠퍼스로 출근하고, 은행장이랑 칭호 대신 '디지털 익스플로러'(Digital Explorer·디지털 탐험가)라는 직책으로 활동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의 디지털전환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며 "전사적 역량을 디지털전환 혁신에 집중시켜 미래선도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진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것도 과제다. 농협은행은 현재 총 6개국에서 현지 법인 2개(미얀마, 캄보디아), 지점 2개(미국,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 3개(중국, 인도, 베트남 호치민)를 운영하고 있다. 상반기 말 기준 국내은행의 해외점포가 192개인 점을 고려하면 해외사업에서의 존재감이 미약한 상황이다.

농협은행은 내년 중 홍콩 지점 설립과 호주 IB(투자금융)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이 행장이 디지털과 글로벌 분야에서의 성과로 농협은행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