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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 헤쳐온 홍남기號 1년 '터널 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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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최우영 기자
  • 2019.12.0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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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10일로 취임 1주년이 된다. 여전히 수출과 민간투자, 소비 등 경제지표가 바닥을 달리고 있어 마냥 자축할 상황은 못된다. 홍 부총리는 대내외 여건이 극한으로 치닫고 경기 사이클 역시 고점을 지나 급전직하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재정집행으로 경제를 심폐소생시키는 '119대원' 역할에 충실했다.

홍 부총리를 '컨트롤타워'로 한 2기 경제팀의 시작은 암담했다. 수출을 주도하던 반도체 업황이 고꾸라지기 시작하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중 무역갈등에 더해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덮쳤다. 꽁꽁 얼어붙은 경제 심리는 개인과 기업이 지갑을 닫게 만들어 투자와 소비 모두 가라앉았다.

이에 홍 부총리는 적극적 재정 투입을 통한 '경제활력 되살리기'를 내걸었다. 침체된 제조업을 지원하고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을 키우기 위해 취임 첫 해 470조원 규모의 슈퍼예산을 편성했다.

취임 일성 "경제 불안심리의 벽을 허물자"
홍 부총리의 지론은 '경제는 심리'라는 것이다. 운동경기의 승부가 기본 실력에 선수 사기가 더해져 결정되듯 국가 경제도 기초체력과 함께 이를 둘러싼 환경과 심리가 향방을 좌우한다는 것. 말잔치뿐인 '낙관론'과 다른 점은, 심리 위축이 실물경제 악화로 이어지는 '자기실현적 위기'를 극복할 자신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홍남기 경제팀의 정책기조 역시 이와 맞닿아 있다. 대외여건으로 민간의 투자·소비·고용이 위축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마중물을 부었다. 일방적으로 돈만 쓴 '묻지마 재정'도 아니다. 1년간 30여차례의 현장 소통을 포함해 100차례 넘는 회의를 가지며 재정이 적재적소에 투입될 수 있게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대외 여건의 악화 속에서도 재정 투입을 통해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늘렸다.

그 결과 실제로 경제심리가 회복될 조짐을 보인다.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대비 0.9포인트 오른 91.5로, 지난 6월 이후 최고치였다. 기업의 체감경기를 조사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제조업 BSI는 지난 8월 68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가 이어져 지난달 74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비제조업 BSI도 70에서 75로 올랐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SI)도 지난 8월 92.5에서 서서히 상승해 지난달 100.9를 기록했다.

◇서서히 퍼지는 경기바닥론
경기도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10월 생산·소비·투자 지표는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향후 경기를 점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98.7로 2달 연속 0.2포인트 올랐다. 28개월만의 2달 연속 상승세다.

한국은행과 KDI 등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예상치인 2.0%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견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 흐름이 현재 바닥을 다져나가는 모습이 아닌가 한다"며 "큰 흐름에서 보면 현 수준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다가 내년 중반부터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IT업황도 개선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 중심으로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동안 수출의존형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던 글로벌 경제 여건도 개선될 조짐이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내년 세계경제 전망치를 올해보다 0.3%포인트 높은 3.2%로 내다봤다. 홍 부총리는 내년 513조원의 슈퍼예산을 편성해 경제활성화와 동시에 잠재성장률을 높일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내년엔 성장률 보강·회복에 더해 중기적으로 잠재성장률 경로 자체를 끌어올리는 구조적 토대구축하는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퀀텀점프 위한 '혁신성장' 보완은 숙제
경제가 단순히 동면에서 깨어나는 정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J노믹스의 한 축인 '혁신성장'을 통한 4차산업혁명 주도가 필수적이다.

아직까지는 혁신 성과가 대기업과 전방산업에 쏠려 성과 체감이 미미하다. 핵심규제․법령의 신속한 정비, 민간 자생력 제고 등도 필요하다. 지난 정부의 창조경제와 마찬가지로 모호한 개념 역시 뚜렷한 목표 설정을 어렵게 한다. 미래차, 드론, 재생에너지, 인공지능, 핀테크,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스마트공장 등 '8대 핵심 선도사업 전략'은 아직 체감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차량호출서비스 '타다'를 둘러싼 갈등은 홍 부총리의 과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0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산업 활성화 비전을 밝힌 날 검찰이 타다를 기소하면서 혁신성장과 기존 법률을 통한 규제가 대립하는 모양새다.

홍 부총리는 1년 전 "곳곳에 위치한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경제 주체간 이견이 있는 과제는 대화, 타협, 양보, 조율에 의한 사회적 빅딜을 통해 해결하되 과감한 결단과 실천이 필요할 때는 망설이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홍 부총리의 2년차 성공 여부도 혁신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 조정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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